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수지 신용협동조합(수지신협)이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총사업비 약 190억 원 규모의 신사옥 분양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계약 당시 수지신협의 신용 연체율은 한도보다 2배 이상 높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수지신협이 계약을 체결한 지 15개월 뒤에야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자, 조합원들은 계약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만에 부동산 계약 의결…이사회 단독 결정
8일 CBS노컷뉴스가 취재한 자료에 따르면, 수지신협은 2024년 11월 5일 제2차 임시 이사회에서 '본점 이전을 위한 사무소 매입 추진 계획'을 처음 의결했다.이사회는 불과 17일 뒤인 11월 22일 제3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소재 '리더스타워' 상가 5개 호실(전용면적 1165㎡, 1·2·10층)에 대한 분양 계약을 의결했다.
총분양가는 부가세를 포함해 175억 6160만 원으로, 취·등록세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하면 사업비는 약 19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수지신협은 내규를 어기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지신협 자산관리 규정 제7조는 유형자산 취득 시 이사회 의결을 위해 '총회 회의록'을 첨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업계획서와 자본예산서도 첨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러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최고 의결기관인 총회의 사전 승인 없이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연체율 한도 초과 상태서 175억 투자…'재무건전성 우려'
특히 수지 신협은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계약을 강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수지신협이 매입 추진을 최초 결의한 2024년 11월 5일, 이사회에서는 2024년 3분기 리스크관리 현황이 함께 보고됐다.
당시 수지신협의 신용 연체율은 10.02%로, 내부 기준 한도(4%)의 2배를 넘는 수치였다. 연체 금액 역시 691억 원으로, 한도 대비 592%를 초과한 상태였다. 당시 보고 자료에는 "연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담겼다.
2024년 결산 경영 공시 기준 연체 대출 비율도 7.95%로 전년(6.76%)보다 악화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약 69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순이익(8억 2천만 원)에서 적자로 전환된 상황이었다.
더욱이 조합원들은 올해 2월에서야 정기총회를 통해 부동산 계약 체결 사실을 인지했다.
수지신협은 부동산 체결 뒤 열린 지난해 2월 정기총회에서도 자본예산 선급금 항목에 '본점 이전 사무소 분양 중도금'이라고 기재했을 뿐, 어떤 건물을 얼마의 가격으로 매입하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내규 위반에 경고 공문 달랑…"사후약방문 아닌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내규를 어기고 부동산 계약까지 체결한 상황. 내규 위반 시 신협중앙회는 경고, 문책 경고, 감봉, 기관 차원의 경고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회는 수지신협을 포함한 각 지역조합에 공문을 보내는 데 그쳤다. 중앙회는 부동산 계약이 체결된 지 1년여 뒤인 지난해 12월 "절차 없이 총회·이사회 결의만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공문을 각 지역 조합에 발송했다.
이외 별다른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조합원들은 계약을 진행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연체율이 한도를 넘고 당기순손실이 수십억인 상황에 본인의 돈이었으면 150억이 넘는 건물을 사는 결정을 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조합원의 돈인데 이런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협 측은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꼈다. 중앙회 관계자는 "동일 행정 읍면동 내 사무소 이전은 승인이 아닌 협의 사항"이라며 "수지신협의 경우 검사가 진행 중인 조합이어서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지신협 관계자는 "중앙회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으며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사전 협의 일자와 방법, 총회 설명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