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로' 중동 전쟁, 24시간 안에 장기전 여부 결정

부분적 합의냐 강대강 맞대결이냐
이란 핵심 민간 시설 타격 최종 시한 임박
트럼프, 협상시한 연장은 없다 "4시간 내 완전 무너뜨릴 것"
중재국이 마련한 '45일 임시 휴전안' 초미의 관심사
민간 시설 타격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며 설정한 공습 유예 최종 시한이 다가오면서 전운도 짙어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최종 시한으로 제시했는데, 추가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변국들이 물밑접촉으로 마련한 '45일 임시 휴전안'을 양측이 받아들여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미군의 대대적 추가 공습으로 확전으로 치닫을지가 24시간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석기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트럼프의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부활절 관련 행사에 참여해 '7일 오후 8시가 협상 최종 시한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계획이 있다. 이란의 모든 교량이 내일 밤 12시까지 파괴되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폭파돼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한다면 밤 12시까지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최종 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민간 발전소와 교량 등을 집중 폭격해 '석기 시대'로 만들겠다는 압박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의 시간 설정이다.

미군이 이란의 군사 시설이나 핵개발 의심 구역이 아닌 민간 발전소와 교량을 폭격하면 전쟁 범죄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호하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가 세 차례에 걸쳐 최종 시한을 재설정했기에 마지막에 말을 바꿀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더이상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결국은 중재국들이 마련한 '45일 휴전안'을 토대로 양측이 최종 시한 내에 100% 만족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긴장 완화로 이어지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호르무즈 해협 일부 개방으로 '단초'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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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45일 휴전안에 대해 "충분치 않지만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으면서 이란의 태세 전환을 촉구하며 명분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아주 중대한 우선순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하며 합의의 일부는 석유의 자유로운 이동"이라고 언급했다.

민간시설 타격 유예 최종 시한 내에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재개방이 이뤄진다면 다음 단계의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 사이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부분적 합의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게 된 이란이 당장 '전면 개방' 요구에 응하지는 않더라도 일부 '부분 개방'으로 협상의 여지를 열면 당장 긴장 완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45일 임시 휴전에 이어 이란이 바라는 영구 종전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란의 만만찮은 반격 수준…수뇌부 결단 내릴까


다만 이란이 미국의 요구와 주변국의 중재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협상이 진행중이었던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적으로 이란을 공습한 데 대한 배신감과 불신이 이란 수뇌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에 대한 별다른 타격 없이 협상에 응하는 것을 이슬람혁명수비대 등 강성 군 조직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란은 이날 공식적으로 일시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영구적 종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미국의 사과와 재침공 금지 약속, 전쟁 피해 보상금 지급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양측이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란의 핵심 인프라 타격에 나서면 앞으로의 상황은 말 그대로 '시계 제로'에 진입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가 파손됐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선언한 대로 이란 민간 핵심 시설을 궤멸적으로 타격하고 일방적 승리를 선언할 수 있지만, 지상군 투입이 없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

대규모 지상군 투입은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입장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않은 '카드'다.

당장 국내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표심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도 트럼프를 더욱 초조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란의 반격 수준도 골칫거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전 초기부터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최근 미군의 F-15E 전투기가 이란 영공에서 격추됐다.

조종사 등이 이란에 생포됐다면 협상의 추가 한꺼번에 이란쪽으로 넘어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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