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 디딤돌 대출 급락…대출 없는 '서울 첫 집'은 급증

10.15 후 디딤돌 대출건수 57.9%하락…대출총액 67.8%급락
생애 첫 부동산 구입건수는 오히려 늘어…서울 61% 급증
5억 미만 아파트 실종됐는데, 대출은 쪼그라들어
정책금융 의존 서민은 '진입장벽', 현금동원력 있는 매수층 '독주'

박종민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정책 금융인 '디딤돌 대출' 실적이 1년 사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반면 생애 첫 주택 구입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 자금 동원력에 따른 주거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0.15 금융 규제 대책 이후 4개월(25.11~26.2)간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 집행 건수는 456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844건) 대비 57.9% 줄어든 수치다. 대출 총액 역시 2조 212억 원에서 6518억 원으로 67.8% 급락하며 정책 금융의 위축이 수치로 확인됐다.

이 같은 실적 저조는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통해 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낮추고, 대출 한도를 기존 3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축소하는 등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가격과 정책 기준의 '미스매치'…현금 동원력 따라 양극화

정책 대출의 문턱은 높아진 반면, 주택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며 서민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올해 2월 기준 서울의 평균 주택 매매 가격은 9억 8664만 원으로 10억 원에 육박한다. 디딤돌 대출 대상인 '5억 원 이하 주택'이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면서, 저금리 혜택을 받아야 할 서민들이 정책 자금을 활용할 기회 자체가 차단된 셈이다.
 
반면, 전체적인 매수세는 오히려 강화되는 상반된 지표가 나타났다. 법원의 집합건물 등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생애 첫 부동산 구입 건수는 13만 896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증가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생애 최초 구입은 61%나 폭증했다.

저금리 정책 대출 실적은 급감했음에도 전체 매수 건수가 늘어난 것은 시장이 '자금력'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정책 금융에 의존해야 하는 서민층은 규제와 가격 장벽에 가로막혀 이탈한 반면, 고금리를 감당할 수 있거나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계층은 서울 등 상급지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 이종욱 의원(진해)은 "근본적인 주거 안정 대책 없이 규제 일변도로 대출을 조이면서 정책 대출에 의존하던 서민과 청년층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고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들만 집을 사는 왜곡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 기조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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