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역사를 새로 쓴 최강의 공격수가 GS칼텍스를 5년 만의 여자부 정상에 올렸다. 남성인 상대 감독과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멘털과 괴력이 넘치는 공격으로 자신의 첫 한국 무대 우승까지 일궈냈다.
지젤 실바(35·191cm)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양 팀 최다 36점을 퍼부으며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5전 3승제 챔프전을 3연승으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당연히 챔프전 최우수 선수(MVP) 몫은 실바였다. 배구 기자단 투표에서 실바는 34표 중 33표(기권 1표)로 사실상 만장일치 수상을 이뤘다.
실바는 1차전에서 33점, 2차전에서 35점 등 모두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공격 성공률이 모두 50%에 육박할 정도였는데 상대 주포 모마는 이날 28%의 공격 성공률에 머물렀다.
정규 리그에서도 실바는 맹위를 떨쳤다. 공격 성공률(47.33%)과 득점(1083개) 1위에 올랐는데 2023-24시즌 1004점, 지난 시즌 1008점까지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3시즌 연속 1000점을 돌파했다.
당초 실바는 첫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다. 무릎 부상 이력 때문에 다른 구단들이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꾸준한 관리와 투혼으로 극복해냈다. 실바는 이날도 3세트 무릎 통증으로 주저 앉았지만 바로 일어나 오픈 강타를 터뜨렸다.
경기 후 도로공사 김영래 감독 대행은 "눈빛도 그렇고 실바와 마주보고 있었는데 내 눈을 피하지 않더라"면서 "싸워보려 했는데 승부사구나 느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힘들 때 쉴 타이밍을 잡는데 정말 노련하다"고 덧붙였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무릎 통증이 올라와서 힘들어 하는 모습 보였는데 빼주지 못한 게 미안했다"면서 "그걸 본인이 이겨냈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실바가 은퇴만 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에도 꼭 함께 하고 싶다"고 구애를 드러냈다.
경기 후 실바는 "3년 동안 노력이 결실을 봐서 꿈인 것만 같다"면서 "행복하다는 말뿐이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릎은 만성적이고 2일 쉬면 괜찮아질 것 같다"면서 "은퇴하진 않고 2~3년 더 뛸 것이지만 GS칼텍스와 재계약은 지금 답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