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고, 위험하고, 사람 못 구해"…'모듈러 공법' 활성화되나?

짧은 공사 기간과 안전함이 강점… 30% 비싼 비용 단점
국회 토론회 "정부 지원과 대량 생산 체계 갖춰야" 한 목소리

모듈러주택 조감도. 서울시 제공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붓는 대신,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건설'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비싼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모듈러건설 발전방안 연구포럼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모듈러 건설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시끄럽고, 위험하고, 사람 구하기 힘들다"


지금의 '철근 콘크리트(RC) 공법'은 현장에서 뼈대를 세우고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이다. 공사 내내 발생하는 소음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엄청난 양의 건설 폐기물을 만들어낸다. 비가 오거나 한파가 닥치면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기 일쑤고, 이는 곧 공사 기간 연장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힘들고 위험한 건설 현장을 기피하면서 숙련된 기술자는 줄고 고령화는 심해지고 있다. 사람이 직접 높은 곳에서 일하다 보니 떨어짐 사고 같은 인명 피해도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모듈러 공법은 창문, 외벽, 전기 배선까지 공장에서 80% 이상 완성한 뒤 현장에서는 쌓아 올리기만 하면 된다. 공사 기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고, 통제된 공장에서 작업하므로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또한 자재를 딱 맞춰 쓰기 때문에 폐기물이 적어 친환경적이며, 날씨와 상관없이 기계로 정밀하게 제작해 집의 품질이 일정한 것도 큰 장점이다.

"비싼 비용, 정부가 예산 구조 바꿔 해결해야"


이날 발제를 맡은 송상훈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 공법 확산의 걸림돌로 '현실과 동떨어진 예산 체계'를 꼽았다. 송 연구위원은 "모듈러는 기존 방식보다 공사비가 30%나 더 드는데, 정부 지원금은 기존 방식 기준에 묶여 있다"며 "정부 지원 단가를 모듈러 특성에 맞춰 현실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구체적인 보완책을 제시했다. 노태극 LH 주거혁신처 팀장과 이지욱 GH 주택기획처 부장은 "현재는 부족한 제작비를 정부에서 빌려오는(융자) 방식이라 공공기관의 빚만 늘어난다"며 "정부가 직접 자본금을 대주는 '투자'(출자) 방식으로 전환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성 SH공사 수석연구원은 "세금 감면이나 건물 높이 제한(용적률) 완화 등 강력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안심하고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한 '일감'을 약속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동차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야 단가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국회 모듈러건설 발전방안 연구포럼 제공
 

국토부 "모듈러 비중 연간 3천호…발주 로드맵 명확히 제시"


이날 토론회에서 김영아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운영과장은 "2026년부터 공공주택 중 모듈러 비중을 연간 3천호까지 늘리고, 기업들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발주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포럼 대표인 김소희 국회의원은 "모듈러 건설은 건설업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미래 산업"이라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수립을 앞둔 만큼,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지원 방안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