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와 타점, 득점 모두 1개뿐이었지만 모두 값졌다. 1안타가 결승타였고, 특히 득점은 혼신의 질주를 펼친 끝에 2개의 베이스를 달려 만들었다. 삼성 주장 구자욱이다.
삼성은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전날 13-3 대승까지 시즌 첫 2연승을 달렸다.
전날 삼성은 시즌 첫 승을 역대 팀 통산 최초 3000승으로 장식해 분위기가 좋았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도 "어제 잘 했으니 타순도 포수 강민호를 쉬게 하고 박세혁을 넣는 것 외엔 변화가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 외로 흘러갔다. 두 팀 모두 5선발이 등판했지만 7회까지 1-1 팽팽했다. 삼성 좌완 선발 이승현이 5이닝 1실점, 두산 우완 선발 최민석이 6이닝 1실점으로 의외의 호투를 펼쳤다.
구자욱을 포함한 삼성 타선은 답답했다. 7회까지는 1회 볼넷 2개와 상대 실책 2개로 1점을 냈을 뿐이었다. 구자욱도 무사 1, 2루에서 2루 땅볼을 쳤다. 3회말에도 무사 1, 2루 기회가 왔지만 구자욱이 삼진을 당했고, 이어진 만루에서 최형우가 1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6회도 구자욱은 2루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힘을 냈다. 8회 선두 타자 김성윤이 두산의 일본인 투수 타무라 이치로에게 안타를 뽑아냈고, 폭투 때 2루까지 달려 기회를 만들었다. 구자욱은 2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6구째 시속 148km 몸쪽 속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발 빠른 김성윤이 홈을 밟아 2-1 리드를 만들었다.
주장이 혈을 뚫자 삼성 타선이 터졌고, 구자욱은 이후 발로 점수를 만들었다. 르윈 디아즈의 우전 안타 때 지체 없이 3루까지 달렸고, 최형우의 좌익수 짧은 뜬공 때 홈으로 전력 질주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쐐기점을 냈다. 류지혁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5-1이 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경기 후 구자욱은 "앞선 타석에서 잡생각이 들고 집중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투수 공을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했고, 운 좋게 동점을 깨는 안타로 팀이 리드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팬분들께 약속했던 '8회'를 지킬 수 있어 더 기뻤다"고 비로소 웃었다.
투혼의 질주에 대해 구자욱은 "디아즈의 안타 때 상대 우익수가 뒤에 있어서 3루까지 달렸다"고 전했다. 이어 "좌익수 뜬공이 짧았지만 높이 떴기에 나도 외야수라 송구하기 불편할 것을 알았다"고 귀띔했다.
덕분에 최형우도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구자욱은 "최형우 선배가 희생타 때 타구가 조금 짧았는데도 열심히 뛰어 득점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면서 "나중에 밥 한 번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만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는 않았다. 구자욱은 "어제 홈런을 치긴 했지만 생각한 대로 친 게 아니었다"면서 "오늘도 그렇고 타격감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늘 뛰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