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맞아 CBS는 아프고 소외된 이웃을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이태원 참사,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재난으로 소중한 가족의 목숨을 잃고 여전히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유가족들을 최창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4년 세밑, 탑승객 181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습니다.
이 사고로 승객 179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지 16개월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아직도 참사의 현장인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중호(가명) 씨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공항에 아직 계신 분들은)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많아요. 그분들 생각은 '돌아간 자식 손자의 한을 풀어주지 못하면 나중에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겠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납득할만한 진상규명이 되고 책임자 처벌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사고 직후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최근까지도 여객기 잔해에서 유해가 발견되는 등 부실 수색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은 이번 여객기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중호(가명) 씨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정부 기관에서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아직까지 책임을 지는 사람은 한명도 없어요. 물론 지금도 특별수사단에서 수사를 하고 있지만 공항 시설물에 의해서 폭발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것이거든요. 정확하게 도려내서 가지 않으면 똑같은 사고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이태원 좁은 골목길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은 그날 이후 3년 반이 흘렀습니다.
지난달에서야 특별조사위원회의 첫 청문회가 열렸지만 당시 책임자들은 책임을 돌리거나 증언과 출석을 거부하는 등 유가족들은 여전히 그날의 아픔과 싸우고 있습니다.
[유재형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2과장 (오늘,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는 그 불출석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4.16 세월호 참사는 어느덧 12주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살아 있었다면 올해 서른이 됐을 단원고 2학년 고 이태민 군.
열 살 터울의 막내 동생은 어느새 오빠보다 나이가 많아졌습니다.
집안 곳곳 가득한 아이들의 흔적이 힘겨워 날마다 4.16 공방에 모였고 함께 기억하고 작품을 만들며 아픔을 견뎌 왔습니다.
[문연옥 씨 /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우리나라는 참사가 일어나면 당연히 잊혀져야 하고 다시 그거에 대해서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고…. 근데 기억해야 다시 참사가 일어나지 않거든요. (다른 참사 유족들에게도) 우선 가족들이 단단해지고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래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시라고…."
서로의 고통을 보듬으며 안전한 세상을 외쳐왔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참사 유가족들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이 아픔을 함께 기억해주길 바랐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화면 출처 유튜브 '안산마음건강센터', '잊지않을게' 등]
[영상 기자 정용현 정선택 최내호]
[영상 편집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