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BS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대한민국 성경필사전'을 앞두고, 성경필사를 통해 은혜를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생의 황혼기를 온전히 주님께 드리며, 만 93세의 고령에도 여섯 번째 성경 필사를 이어가고 있는 영락교회 구자경 집사를 만나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아들과 아내의 오랜 전도를 통해 50대가 되어서야 뒤늦게 신앙을 갖게 된 구자경 집사.
교회에서 성경 통독을 권유받았을 때, '그냥 읽는 것보다 더 깊이 생각하며 말씀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성경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말씀을 쓰기 시작하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 10시간 넘게 필사에 몰두하기도 했다는 구 집사는 2008년부터 12년 동안 성경을 다섯 번 필사했습니다.
구 집사는 "말씀 한 구절, 한 단어를 쓰면서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하던 차원을 넘어 가슴 깊이 깨닫게 됐다"고 고백합니다.
[구자경 집사 / 영락교회]
"참 하나님의 말씀을 내가 알게 되고 깨닫게 됨으로써 나 같은 죄인이 하나님을 감히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자리로 인도하시고, 부를 수 있는 그런 영광을 주신 것을 느끼면서 기쁨이 왔고, 그 기쁨을 느끼면서 쓰다 보니까 하나님이 함께해 주시고 인도하시는구나, 이런 걸 저는 깊이 깨달았습니다."
말씀을 쓰다 보니, 말씀에 대한 궁금증과 책임감도 커져 갔습니다.
세 번째 필사부터는 가톨릭 성경과 일본어 성경, 영어·우리말 성경 등 다섯 가지 번역본을 나란히 펴두고 표현 하나, 단어 하나를 비교하며 쓰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뜻인데도 다르게 번역된 단어들,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오역, 혼용된 높임말과 예사말 등을 세심하게 살피며 하나님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더 바르게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기록들을 정리해 유사한 의미의 구절들을 비교·정리한 책을 두 권이나 펴냈고, 현재는 필사 중 떠오른 묵상과 질문을 더해 세 번째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구자경 집사 / 영락교회]
"필사를 하다 보니까 깨달음이 좀 이상하다 하는 걸 느껴서 다른 성경을 또 찾아서 비교해 보니까, 다르게 번역됐거나 다르게 표현된 그런 부분이 나오는 것을 알게 돼서 그것을 비교해서 (책을 쓰게 된 겁니다.)"
구 집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몇 번을 썼느냐가 아니라, '말씀을 통해 매일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입니다.
93세의 나이에도 아침이면 가장 먼저 성경 앞에 앉아 펜을 드는 일상은 손녀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소중한 신앙의 유산이 됐습니다.
[최혜성 집사 / 구자경 집사 며느리]
"살아있는 그 말씀은 피곤할 때에도 지치게 하지 않고, 또 넘어질 때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구나… 날마다 하나님 앞에 내가 또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까,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실까, 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아버님의 모습을 볼 수가 있어요."
필사를 통해 구 집사가 경험한 은혜는 말씀의 깨달음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여 년 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건강을 지키고 있는 것도, 말씀 앞에 앉을 때마다 성령께서 새 힘을 주신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또, 지난 93년의 인생길에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성경을 필사하며 말씀 한 줄, 한 단어를 마음에 새긴 시간이 인생을 평안과 감사로 채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자경 집사 / 영락교회]
"하나님을 믿는 그 기쁨으로, 그 믿음으로 난 늘 즐거워요. 하나님한테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을 나 스스로가 느끼고 만들어야 만들어지지, 누가 '만들어라', '해라'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하나님은 내가 영접하면 하나님이 내 안에서 인도해 주신다, 그래서 늘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구나, 이걸 난 여러분들한테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주재민] [영상편집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