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봉법·AI 입찰제한 '비관세 장벽' 지목…통상협상 변수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노란봉투법과 인공지능(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조달 제한을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보고서에 새로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 내용이 향후 한미 통상 협상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한미 통상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했다. 이는 1985년부터 매년 정례 발표하는 보고서로, 미국 내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60여개 주요 교역국에 대해 제기하는 수출·해외투자 애로사항 등을 담은 보고서다.

한국 관련 분량은 지난해 대비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는 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 지난해 5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자원 조달 입찰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의 참여가 제한되거나 사실상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통상부가 산업기술보호법으로 국가 핵심 기술 목록을 유지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해당 지침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USTR은 "한국의 국가 핵심 기술 목록은 반도체, 자동차, 로봇, 항공 분야를 포함한다"며 "산업부는 관련 업무에 대해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이유로 미국 CSP가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염전 강제노동 문제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전남 신안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에 대해 "강제노동 사용을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를 토대로" 인도보류명령(WRO)을 발령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통해 생산된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난해 근로자 결사의 자유 및 단체 교섭권을 강화하기 위해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보고서는 노란봉투법이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노동 환경 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 내 각종 비관세 장벽을 나열했다. 이는 미 빅테크 기업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망 사용료 부과 관련한 입법 논의와 지도 및 위치정보 데이터 반출 제한 등이 여전한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위치정보 데이터 반출이 제한돼 외국 기업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활용이 제한된다고 지적했지만, 최근 한국 정부는 구글이 신청했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바 있다.

이밖에 △자동차 분야에서의 배출 관련 구성요소(ERC) 규제의 불명확성 △국방 분야에서의 절충교역 문제 △공공 조달 분야에서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과 물리적 망분리 규제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관련 문제 제기에 대해 지난 2월 3일(미국시간) USTR 측을 만나 우리 정부 의견서를 직접 전달하고, 대면 협의를 통해 상세한 입장을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미 측과 비관세 현안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하겠다"며 "조만간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비관세 합의사항 이행계획을 확정하는 등 한미 통상환경을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