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부설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대학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이슈 브리프'를 통해 미래 발전 모델과 법적 기반 마련, 재정 확충 및 교양교육 혁신 등 고등직업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4가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미래 고등직업교육 발전 모델을 제시한 정진철 서울대 교수는 현재의 학령기 청년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습자를 포괄하는 '열린 평생직업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실행 리더' 양성을 목표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대학이 힘을 합치는 새로운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직업교육법안 해설서'를 개발한 이병규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여러 부처에 뿔뿔이 흩어진 직업교육 법안을 하나로 묶는 '직업교육법' 제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부처마다 기준이 달라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여야 모든 국민이 생애 주기에 맞춰 안정적으로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법이 제정되어야 기술 전문가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대학의 재정 확충 방안을 연구한 김성중 안산대 교수는 사립대학의 높은 등록금 의존도와 낮은 재정 안정성을 지적했다. 이어 개별 대학의 생존 문제가 아닌 공공성과 지속가능성 차원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는 권역별 공동 교육과정 등 공유 협력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세 개편분 연계와 부처별 예산 통합 등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 구조 재편을 통해 안정적인 실습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마지막으로 주현재 삼육보건대 교수는 전문대학의 교양 수업이 단순히 전공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삶과 직업을 지탱하는 기초 체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판적 사고, 디지털 문해력, AI 활용법 등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무형 교양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교양 교육이 저학년에만 머물지 않고 졸업 전까지 전공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제안했다.
이병규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고등직업교육의 과제가 개별 현안 대응이 아닌 체제 전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면서 "전문대학이 산업과 학습자, 지역사회를 잇는 핵심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대안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