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민간 지상국 단지인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ASP)'가 제주에서 문을 열었다. 제주가 위성 데이터 수신과 활용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우주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우주 데이터 기업 컨텍(CONTEC)은 1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일대에서 ASP 개소식 사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국 운영과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컨텍은 2015년 설립된 우주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전 세계 지상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위성 데이터 수신과 처리,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법인을 포함해 약 36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위성 플랫폼과 지상국 구축, 데이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제주 ASP는 1만7546㎡ 규모 부지에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조성됐으며, 컨텍을 포함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미국 등 국내외 기업의 총 12기 지상국 안테나가 구축됐다.
특히 기존 RF(주파수) 기반 통신뿐 아니라 레이저 기반 광통신 지상국까지 함께 구축돼 대용량 위성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제주에서 수신한 위성 데이터를 현지에서 즉시 처리해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시간 지연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향후 AI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위성 영상 분석과 전처리 기능을 강화하고, 스마트시티·재난 대응·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융합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가 입지로 선택된 배경에는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성희 대표는 "저궤도 위성이 한반도를 통과하는 경로상 마지막 수신 지점이라는 점과 함께 전파 간섭이 적고 고도 제한이 있어 지상국 운영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컨텍은 ASP를 기반으로 제주를 아시아 우주산업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위성 데이터 기반 신산업을 창출하고, 지역 내 AI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 등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희 대표는 "ASP는 단순한 지상국이 아니라 전 세계 우주기업들이 데이터를 교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플랫폼"이라며 "제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우주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가 추진해 온 위성 제조-해상 발사-지상국 관제-데이터 활용으로 이어지는 '우주산업 원스톱 공급망' 구축이 이번 개소를 계기로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며, 위성 제조와 발사, 관제, 데이터 활용까지 이어지는 산업 구조를 완성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이달 서귀포 해상에서 진행되는 4차 우주발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도 가동된다.
다만 ASP 개소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주군사화와 로켓발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부 참여 기업이 군사 관련 기관이나 국가와 연관돼 있다는 점을 들어 "ASP가 군사 활동과 연관된 시설이다. 제주를 우주군사화 거점으로 만드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성희 대표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환경 파괴나 공해, 군사 작전 등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이달 서귀포 해상에서 이뤄지는 우주발사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조금도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