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절연한다"…다주택자 대출 연장 '금지'(종합)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17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다주택자 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만 만기 연장을 허용하기로 하는 예외를 뒀다.

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는 1.5%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대출 여력이 더 줄어든다.
 

"집 팔아서라도 빚 갚아라"…다주택자 대출 연장 원칙적 불허 못 박았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함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관행을 비판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이뤄진 제도 개선이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았던 다주택자 대출규제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다세대주택 등 빌라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투기적 1주택자'라고 표현했던 비거주 1주택자도 제외됐다. 금융위는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방안도 만들어서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집을 팔아서라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다주택자 여부 확인 시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는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금융위 제공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살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대책 발표일(4월1일)을 기준으로 이날까지 체결된 임대차계약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매물로 나온 임대사업자들의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사들이는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하더라도 실거주의무가 곧바로 적용되진 않는다.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오는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는 경우엔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종료일까지 유예해주기로 했다.

이는 결국 무주택자들의 갭투자를 당분간 허용해주는 조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천가구(4조1천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천가구(2조7천억원)로 추산된다.

만기 연장 제한은 금융권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17일 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주담대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에 따라 만기 연장 심사가 진행된다.

"대출 더 타이트하게"…2026 가계대출 총량 목표 1.5%

류영주 기자

이날 금융위는 2026년 총량관리 목표를 전년 대비 한층 강화된 1.5%로 설정했다.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1.7%)보다 밑도는 수치로, 올해 가계대출 여력이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관리목표치의 4배를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올해 관리목표를 '+0원'으로 설정했다. 환급된 금액만큼만 신규대출을 내줄 수 있는 것이다.

주담대에 대한 별도 관리목표도 신설된다. 금융회사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일정비율 이하로 관리하되, 전년도 주담대 취급실적 등을 감안해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정책서민금융,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 예외를 둔다는 방침이다.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등 정해진 용도 외 대출금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자대출만 용도 유용 행위 적발시 최대 5년간 신규대출이 불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사업자대출 뿐 아니라 가계대출은 모든 대출로 대상이 확대되고, 적발시 신규대출 금지 기간도 최대 10년으로 늘어난다.

당국은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 전반에도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면 점검하고, 적발 시 즉각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일반적으로 현재 대출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만 주로 점검을 했는데, 21년 이후 이미 실행됐던 사업자 대출도 전부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대출)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해 '풍선효과'를 차단한다. 그간 자율규제에 맡겨졌던 주택담보대출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하고,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주택가격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등 구간별 한도가 적용된다.

금융위는 '2026 가계부채 관리방안' 제목 앞에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위한 것"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지속 유입되며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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