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종 탈탄소전환 '거북이'…포스코·현대제철 세계 최하위권

연합뉴스

철강 업종의 탈탄소 전환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철강 업종은 국내에서도 산업 부문 온실가스 최다 배출을 차지해 전환이 시급하지만, 대표 기업인 포스크와 현대제철은 주요 글로벌 철강사 18곳 중 각각 15위와 16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1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Steel Watch)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전 세계 11개국의 주요 철강사 18곳의 탈탄소 전환(near-zero emissions 준비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스틸워치는 △단계적 석탄 퇴출(Phasing out coal, 25%) △친환경 전환 확대(Scaling green, 25%) △기후 대응 성과(Climate performance, 15%) △목표 및 투명성(Targets and transparency, 15%) △사회·환경적 책임(Social and environmental responsibility, 20%) 5개 영역 21개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지만, "부끄럽게도 100점 만점 중 50점을 넘은 철강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나마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스웨덴 SSAB로 46.2점을 받았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점이 주효했다. 독일 티센크루프가 41.9점으로 뒤를 이었다. 스틸워치는 "이들 기업은 업계에서 흔한 석탄 설비 재투자나 고로 개수(改修) 없이 녹색철강 도입과 고로 폐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됐다"면서도 "두 기업 모두 녹색철강의 실제 확대와 이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인 포스코는 21.9점을 받아 끝에서 4번째에 머물렀고, 현대제철은 21.2점으로 끝에서 3번째를 기록했다. 스틸워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석탄 기반 고로 생산체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재생에너지 전환·공시 부족, 평가 기간 녹색철강 개발에 있어 실행 부재를 보이며 전환 준비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끝에서 2번째는 일본제철(16.8점), 꼴찌는 중국 HBIS(8.3점)였다.

스틸워치가 종합한 전 세계 철강사들의 탈탄소 전환 점수 순위. 기후솔루션 제공

기후솔루션은 "국내 대형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받은 최하위권 성적은, 이들 기업이 여전히 석탄 기반 생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라며 "이러한 현실에도 포스코는 광양 제2고로의 개수를 추진하는 등 석탄 기반 생산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저탄소 전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틸워치는 대부분 기업이 현재 신규 고로를 건설하진 않는 점, 일부 기업은 직접환원철(DRI) 설비를 일정 수준 확보해 탈탄소 전환 잠재력을 확보한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스코어카드는 해당 기업의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으며, 2025 회계연도에 발간된 연차보고서에 포함된 2024년 데이터를 주로 활용했다고 스틸워치는 전했다.

철강 업종의 탈탄소 전환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있어 필수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 잠정배출량 6억 3897만 톤 중 1억 톤을 차지했을 만큼 비중이 커서다. 정부는 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핵심 공정인 용광로를 전통적인 '고로' 기반 생산방식에서 탄소배출량이 낮은 '전기로' 기반으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고로가 유연탄을 연소해 일산화탄소(CO)가 철, 광석과 환원반응을 일으켜 1200~1500도 온도에서 쇳물을 생산해 쇳물에 탄소나 유황(S) 등 불순물이 함유돼 있었다면, 연료로는 수소(H2)가 함유된 천연가스를 활용하고 원료도 철광석 대신 수소환원과정을 거친 고온성형철(Hot Briquetted Iron)을 활용하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에, 전기로 에너지 효율 개선까지 감안하면, 생산톤당 약 75%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기대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포스코의 포항-광양 소재 고로 11개만 전기로로 바꾸는 데도 최소 11조 원이 필요할 걸로 예상되는 등 비용투자 규모가 상당한 점은 우려 요인이다. 전기로의 주원료인 철스크랩 확보, 전기로 전환으로 인한 전력사용량 증가를 고려한 전기요금 안정화도 선행 과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