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만 만기 연장을 허용하기로 예외를 뒀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관행을 비판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이뤄진 제도 개선이다.
우선 원칙적으로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은 불허된다. 대출 연장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다주택자의 매물이 수도권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천가구(4조1천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천가구(2조7천억원)로 추산된다.
다만 다주택자 여부 확인 시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는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특히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허가 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는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다주택자가 내놓는 '세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줌으로써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적극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원칙적으로 매수자가 거래 허가 취득 후 4개월 이내 실거주해야 하지만, 임대차 계약이 4개월 이상 남은 경우 거래 자체가 원천 차단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권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탈법·편법적 대출 행위도 집중 점검한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127건(587억5천만원)과 가계대출 약정 위반 2982건이 적발돼 대출 회수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당국은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 전반에도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면 점검하고, 적발 시 즉각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특히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될 경우 해당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포함한 모든 신규 대출이 제한되며, 제한 기간도 1차 적발 시 3년, 2차 적발 시 최대 10년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대출)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해 '풍선효과'를 차단한다. 그간 자율규제에 맡겨졌던 주택담보대출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하고,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주택가격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등 구간별 한도가 적용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지속 유입되며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