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36조 던졌다…'오천피' 방어선, 언제까지

코스피가 이란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나흘째 내려 5050대로 밀려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5천피' 수성에 간신히 성공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36조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원화 가치 하락에 부추겼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6% 내린 5052.46으로 마감했다. 지난 1월 27일 종가 5084.85 이후 두 달 만에 5천선으로 복귀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6347.41 대비 20.4% 하락했다. 기술적 분석상 조정(-10%) 국면을 넘어 약세(-20%)에 진입했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달 하락폭은 19.08%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3.13% 하락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스피 역대 하락폭 기준으로는 4위 기록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4159조 858억원으로 한 달 만에 987조 2872억원이 증발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은 473조원 줄어 전체 감소분의 44.6%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총 1천조원 시대도 반납했다.
 
이 같은 코스피 하락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22조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 기간 누적 매도 규모는 22조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35조 7475억원어치 발을 빼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달 기록(21조 730억원)을 10조원 넘게 경신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33조 5701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전 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윤경수 국제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1년간 국내 시총 대비 외국인 주식 자금 비중이 매우 커졌는데 리밸런싱 차원에서 자금이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나가는 속도가 빨라 수급 측면에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동시에 급락한 원인은 중동전쟁의 장기화 우려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 전쟁을 종식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참전하면서 홍해 봉쇄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는 110달러에 육박했다.
 
KB증권 임정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환율과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 리스크는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코스피 반등 여부다.
 
구글이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을 1/6로 줄여주는 '터보퀀트'의 영향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위축 우려는 부담 요소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미국 반도체가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심리도 위축된 탓이다.
 
반면 최근 코스피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의 매력이 커지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 요소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를 뚫고 내려갔다. 이 같은 수준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6.3배)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저점(7.6배) △2018년 10월 미중 무역분쟁 저점(7.7배) 등 단 3차례에 불과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금융위기급의 블랙스완급 충격을 제외하고 8배가 사실상 지수 바닥권 신호로 작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