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풍기던 쓰레기 매립장이 시민 휴식처를 넘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소중한 '탄소 자산'으로 거듭났다.
부산시는 해운대수목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산림부문 조직경계 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등록 승인을 전국 최초로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수목원 조성을 통한 탄소흡수원 증진사업'이 공식 인정받으면서 이뤄졌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은 기업이나 지자체가 나무 식재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실적을 정부로부터 인증받아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제도적 한계 넘은 '적극행정'… 유휴지를 자산으로
해운대수목원은 과거 매립장 부지라는 특성상 조직 경계 안에서 추진되는 사업으로 분류돼 그동안 등록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현행 지침상 배출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외부사업 등록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배출시설이 없는 유휴지에 나무를 심어 탄소흡수원을 조성했다는 점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 방식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환경부를 설득했다.
결국 제67회 배출량 인증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전국 최초로 조직 경계 내 탄소흡수원 인정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탄소 선순환 구조 구축… 지역 기업 탄소중립 지원
사업이 본격화되면 해운대수목원은 2026년부터 15년간 모두 1365톤의 탄소를 흡수할 전망이다. 이는 내연기관 승용차 약 570대가 1년간 내뿜는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수준이다.
확보된 탄소배출권(KOC)은 지역 기업의 탄소중립 경영 지원에 활용되며, 판매 수익은 다시 도시숲 조성 등 녹지사업에 재투자되는 '탄소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시는 연내 해운대구 운봉산 산불피해지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기반 라이다 기술을 도입해 탄소흡수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혐오시설이었던 쓰레기 매립장이 시민 휴식처를 넘어 소중한 탄소자산으로 거듭났다"며 "부산형 탄소배출권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