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서훈 취소되나…경찰, 7만 개 공적사유 전수조사

경찰관 서훈·표창 7만여 개
이근안·박처원 등 상훈 유지 중
李 "박탈 당연…공소시효 배제 추진"

황진환 기자

경찰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 고문과 간첩 조작 등을 벌이고도 포상을 받은 수사 관계자를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은 29일 1945년 경찰청 창설 이래로 경찰관들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7만여 개의 공적 사유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는 이달 초쯤 시작됐다.
 
경찰은 이 중 국가 공권력을 불합리하게 행사한 사례들을 추려 취소 대상자를 선별할 방침이다. 상훈법에 따르면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사형·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 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경우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
 
경찰은 조사가 종료되는 대로 서훈·표창 취소 대상자를 국무총리실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심의위원회를 열고 당사자 소명을 듣는 절차를 거친 뒤 행정안전부에 서훈·표창 취소를 요청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경찰과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 소속으로 간첩 조작에 가담한 74명의 서훈을 취소했다. 지난 1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간첩 조작 사건 유공자 등 11명의 서훈을 취소한 것이 가장 최근이다.
 
지난 25일 숨진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도 10여 개의 상훈을 받았다. 하지만 이 중 박탈된 서훈은 1986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씨에게 받은 옥조근정훈장뿐이다. 이근안은 군사정권 시절 치안본부 대공수사관으로 활동하며 강압수사와 고문을 주도한 인물이다.
 
남영동 대공분실 총책임자였던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 등의 서훈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보국훈장 2개, 근정훈장 2개 등 공개된 포상만 13개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궤변을 남긴 인물로 악명을 떨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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