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손질' 미뤄진 사이…금융사 회장들은 '이미 연임'

"부패한 이너서클" 李대통령 지적에도
금융당국 개선안 끝내 금융사 주총 전에 공개 안 돼
금감원장 "다음달 결론 내고 오는 10월 중 시행 예상"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제25기 정기 주주총회 및 임시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제공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 관행 등에 제동을 거는 정부의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가 지연되는 사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가리켜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한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에도, 금융당국의 개선안 공개가 한차례 연기되면서 연임 관행이 제동 없이 계속된 셈이다.
 

'지배구조 개선안' 멈칫한 사이…진옥동‧임종룡 등 연임 확정

최근 열린 국내 여러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선 각 대표의 연임 안건이 연달아 통과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옥동 회장의 연임을 확정하고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진 회장이 2021년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은 이력을 두고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며 연임을 반대했지만, 88% 주주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연임안이 통과된 것이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역시 각각 지난 23일, 26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짓고 2기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미뤄진 사이 예정된 '금융사 수퍼주총데이' 일정이 진행되면서 해당 안건들이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직접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확정된 셈이다.
 

대통령도 직격한 지배구조 문제…개선안은 10월 시행 예상

연임 확정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 대표직에 관해 내부 승계 문화와 현직 CEO가 사실상 후임자 선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를 시정하란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를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등 업무보고에서 "소위 관치금융 문제 때문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는데,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자기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난 12일 관련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가 '참석자 일정 등'을 이유로 이를 돌연 취소했다.
 
이에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사이 갈등설이 일기도 했지만,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 갈등 같은 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은 다음달 중 결론을 내고 법 개정 등을 거쳐 오는 10월쯤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안은 단지 이번 인사나 주총에 국한된 게 아니라, 한국 금융사 지배구조의 큰 틀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이라며 "방향이 확정되면 지주사들은 법률 시행 전이라도 이를 준수해 실천할 거라 예상하고, 감독당국으로서 강력하게 점검하고 감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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