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국내로 임시 인도된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왕열은 27일 오전 10시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의정부지법에 도착했다.
이날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고개를 든 채 나타난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나", "마약 공급은 어디서 받았나", "마약 밀반입을 직접 지시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왕열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에 대해서도 시인했다. 필로폰 간이시약 검사는 통상 5일 전까지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박왕열이 필리핀 교도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박왕열에 대한 소변 간이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고, 조사 과정에서 박왕열이 필로폰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긴급으로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빠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박왕열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지난 25일 임시 인도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박 씨의 공범은 관리 및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관리책 1명 등 42명이다. 단순 매수자 194명을 포함한 전체 검거 인원은 236명이다. 이 가운데 42명은 구속됐다.
현재까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확인된 박왕열이 국내 밀수·유통한 마약류는 필로폰 4.9kg,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약 2kg, LSD 19정, 대마 3.99g으로 시가 3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