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한 결국 상향…정부, 43개 품목 '물가 비상체제' 가동

황진환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2차 석유류 최고가격 지정과 핵심 품목 집중 관리에 나섰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석유류를 넘어 운송비와 공산품, 가공식품 등 다른 품목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물가 상승의 전이 경로 차단 대응을 강화한 것이다.

2차 석유류 최고가격 지정…휘발유 리터당 1934원


정부는 26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27일부터 2주간 적용할 2차 석유류 최고가격을 확정했다.

정유사 공급가격 기준 최고액은 ℓ(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실내등유 1530원이다. 도서 지역에는 19원이 추가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1차 최고가격에 국제유가 상승률과 국민 부담을 반영해 조정됐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차 최고가격은 1차보다 상승하는 구조"라며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기업·국민이 고유가 부담을 분담한다는 취지로 최고가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폭도 확대됐다. 휘발유는 7%에서 15%,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높여 각각 리터당 65원, 87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반영했다. 선박용 경유도 대상에 포함해 어민 부담 완화에 나섰다. 면세로 공급되는 유류는 제세금을 제외한 금액을 최고가격으로 적용했다.

재정경제부 강기룡 차관보는 "유류세 인하 조정은 유가 충격의 일부를, 세제를 통해서 완화한다는 원칙이 있었다"며 "유류세는 최대로 37%까지 인하할 수 있는데 이를 감안해 단기적으로 일단 가고 나중에 상황을 봐서 추가적인 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확산 차단…43개 품목 집중관리


황진환 기자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민생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민생물가 TF 내에 중동 전쟁 물가대응팀을 신설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의장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는다.

에너지에서 물류·운송, 공산품과 식품, 서비스로 이어지는 물가 상승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에너지·운송비·농축수산물·외식 등 20개 품목을 추가 지정하면서 집중관리 대상은 기존 23개에서 43개로 늘었다.

농축수산물은 수급 안정과 할인 지원을 병행한다. 쌀은 정부양곡 10만 톤을 공급하고 필요 시 추가 5만 톤을 검토한다. 계란은 신선란 471만 개 추가 수입과 할인 지원(30구 기준 1천 원)을 병행한다. 고등어·김 등 수산물 12개 품목은 특별 할인전과 할당관세 확대를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선다.

가공식품은 제빵·식용유·라면·제과·빙과 중심으로 가격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제빵업계는 빵과 케이크 가격을 최대 1만 원 인하했고, 식용유는 3~6%, 라면 4.6~14.6%, 제과 2.9~5.6%, 빙과 8.2~13.4%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생활물가까지 압박 대응…학원비·관리비 손질


생활 밀접 품목에 대한 관리도 강화했다. 생리용품은 초저가 제품 출시와 할인 확대가 진행 중이며, 교복은 생활형 교복 전환과 품목 간소화를 추진한다.

학원비는 특별 점검과 과태료 상향 조치를 병행한다. 정부는 교습비 초과징수 등 1807건을 적발해 2430건의 행정 처분을 완료했다.

강 차관보는 "학원비 불법행위 과태료를 3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상향했고, 신고 포상금도 10배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계란·돼지고기 유통 구조 개선과 비(非)아파트 관리비 제도 개편도 병행한다. 계란은 담합 제재와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돼지고기는 출하체중 상향(115kg→120kg) 등으로 공급을 확대한다.

비아파트 관리비는 내역 공개 의무화와 관리단 운영 개선, 지방자치단체 감독권 강화 등을 통해 관리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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