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선거 의혹…오영훈 제주지사 "자신의 불찰" 고개 숙여

"오얏나무 밑에서는…" 자신과 무관 에둘러 표현

오영훈 제주지사. 고상현 기자

오영훈 지사가 측근들이 개입된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자신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오 지사는 26일 도청 기자실에서 정무직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재선 도전을 결심했다면 사전에 더 엄격하게 복무를 관리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남에게 오해살만 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의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도 고쳐 매지 말라'라는 옛말을 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조처할 것이다. 제주도 차원에서 신속히 관계당국의 수사를 의뢰하고 잘못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법당국의 수사 결과 도지사인 제가 정무직 또는 일반직 공무원에게 법을 어겨가면서 선거에 개입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법적, 정치적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으로서 참정권의 범위를 벗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거나 오해받을 언행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선거 정국에 도정 공백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만이 공직자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공무원 복무 기강에 흔들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실을 나갔다. 
 
앞서 제주MBC는 오영훈 지사의 측근인 다수의 전·현직 정무직 공무원이 지난해 말부터 '읍면 동지'라는 이름의 SNS 채팅방을 만들어 여론조사 지지를 유도하는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을 보도했다.
 
채팅방에 속했던 정무 비서관과 도서특보 등 3명은 의혹이 불거지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재 퇴직 처리를 위한 사실조회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확인되면 사직서 처리는 보류될 전망이다. 이후 공직자 신분이 유지된 채 제주도 감찰을 받을 수도 있다.
 
나머지 비서관 1명의 경우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24일 사직서를 내 퇴직 처리됐다.
 
오 지사 측근이 개입된 관권선거 의혹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김명호 진보당 제주지사 후보가 고발하며 경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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