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남북 평화 말하면서도 불신과 대결 선택한 죄 회개"



[앵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는 등 연이은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부활 신앙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화해와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남북관계 경색이 길어지며 상호 불신과 피로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적대와 혐오의 언어 대신 존중과 신뢰의 언어를 끝까지 지켜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교회협의회의 '2026년 부활절 남북평화공동기도문'엔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와 신뢰의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겼습니다.

NCCK 제공

교회협의회는 기도문에서 "평화를 말하면서도 불신을 키우고 대결을 선택해 온 죄를 고백한다"며 "남북이 정전의 질서를 넘어 평화의 체제로, 평화협정의 길로 나아가게 해달라"고 구했습니다.

이어 "끊어진 만남이 다시 이어지고, 막힌 길이 열려 남북의 교류와 협력이 다시 시작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전쟁과 증오, 보복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 한가운데서도 평화와 화해의 길을 믿고 선택하는 용기야말로 부활 신앙의 핵심이라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박승렬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우리 인간이 생각하고 있는 희망이 끊긴 그곳에서 새로운 역사,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셨다는 게 부활신앙의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다들 남북 관계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부활신앙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될 가장 마땅한 믿음의 고백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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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은 특히, 올해가 글리온 회의 4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남북 교회가 분단의 장벽을 넘어 함께 성만찬을 나누고 평화와 통일을 고백했던 역사를 돌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념과 체제를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고백했던 기억이 오늘 우리의 길을 다시 열게 해달라며,
남과 북의 교회가 다시 손을 맞잡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일하게 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신앙 공동체의 끊임없는 연대와 노력이 분단 구조에 작은 균열을 내고, 새로운 길을 내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승렬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40년 전은) 남북관계를 말하면 국가보안법으로 다 구속하는 서슬 퍼런 시대였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통일이고, 평화의 길이다'라고 해서 남북이 교회가 만나고, 합의하고 선언을 만들어내셨는데요. 한 번에 끝난 게 아니라, 1984년부터 1989년 사이에 5년여간에 걸쳐서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긴 호흡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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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의회는 세계교회 역시 한반도를 세계 평화의 핵심 고리로 보고 꾸준히 기도와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증언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이번 기도문은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세계교회협의회(WCC)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 에큐메니칼 공동체에도 공유될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릴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의 연대를
새롭게 모으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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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회협의회는 한반도 평화와 더불어 최근 중동 지역에서 격화되고 있는 전쟁과 군사적 긴장을 우려하며 오전 9시마다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매일 평화기도'를 시작합니다.

교회협의회는 "사순절 기간, 매일의 평화기도를 통해 정전 상태 속에 살아가는 한반도 그리스도인들이 전쟁의 고통에 공감하며 생명과 인간 존엄을 지키는 평화의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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