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그동안 정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언급해온 보유세를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보유세 인상이 당장 추진되는 정책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최근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강경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세제 개편 카드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李 "부동산 투기 방치하면 나라 망한다"
이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욕망에 따른 저항이 불가피하긴 한데 그걸 이겨내지 못하면 이 정부의 미래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청에서 세제, 금융, 규제 등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 엄정하게 촘촘하게 0.1%도 물샐 틈 없게 모든 악용 가능성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사업자 대출을 이용한 주택 '꼼수 매입'을 지적하고, 22일에는 주택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주택자 등을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한 데 이어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X(엑스·옛 트위터)에 외국 주요 도시와 한국의 주택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다"고 써 주목을 받았다. 그가 보유세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곧바로 정부가 세제 강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될 경우 보유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내놓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보유세 인상이 거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보유세는 최후 수단"…확대 해석 경계
다만 청와대는 정책 연구는 하고 있으나 보유세 인상이 당장 추진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관련한 이 대통령의 지시도 없었다고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25일 MBN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초고가 주택과 관련해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했다. 그는 "부동산이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보다 대도시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다"며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등의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 지역에 대한 보유세는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정책 사안"이라고 답했다. 보유세 정책은 '마지막 수단'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홍익표 정무수석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현재로서는 보유세 인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난 뒤 매물이 잠기거나 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며 보유세 역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범죄 단속 강조…투기와 전면전
실제로 이 대통령은 그동안 설탕 부담금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여론을 파악하고 싶은 주제를 직접 SNS에 언급하며 공론화해왔다. 보유세도 정책 시행 여부를 판단하기 전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나아가 이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관련 메시지 수위를 높이는 것은 투기와의 전면전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4일 엑스에 정부의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 성과를 공개하며 "나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 꼭 뿌리 뽑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