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흉기 상해' 중학교에 특수교사 보조 인력 '0명' 이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 조퇴 후 재등교해 동급생 2명 흉기 공격
해당 학교 특수교사 지원하는 실무사·공익요원 등 인력 '전무'
학교전담경찰관 제도 또한 인력 부족으로 실효성↓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 2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특수교육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에 구조적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당국은 "예측하기 힘든 돌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으나 현장에서는 현재의 인력 배치 기준이 복잡한 현장 변수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수 학생 6명당 교사 1명' 배치 기준은 지켰지만…

사건이 발생한 광주 서구의 A중학교는 특수학생 4명에 특수교사 1명이 배치돼 법정 기준(교사 1명에 학생 6명)은 충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준은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법적 기준일 뿐, 조퇴 후 재등교해 흉기를 휘두르는 것과 같은 돌발 상황까지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수교육 전문가들은 교사 한 명이 수업과 행정·개별 학생의 정서 지원까지 전담하는 구조에서는 안전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 지역의 한 특수교육과 교수는 "특수교육은 학생 개개인에 맞게 교육하는 '개별화 교육'이다보니 현장 교사들이나 다수의 연구자들이 특수교사를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보다는 특수교사 1인이 맡는 학생 수가 더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특수교사를 돕는 보조 인력이 대상 학생의 행동과 동선을 살폈다면 조퇴했던 학생이 흉기를 들고 교실까지 들어오는 과정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최소한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수학급 보조 인력 지원받고 싶어도…제도적 문턱

사고 당시 A중학교에는 특수교육실무사나 사회복무요원 등 특수 교사 보조 인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현행 제도에서 특수교육실무사를 지원 받으려면 학교 측이 먼저 인력 배치 희망서와 특수 학생의 행동 평가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제출 받은 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의 인력 배치 요청이 적정한지를 심사하고 현장 점검을 거쳐 판단한다.

다만 특수교육실무사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한 모든 학교에 배치할 수 없다.

현장 교사들은 이런 '신청 중심의 수동적 구조'를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다.
 
현직 특수교사 A씨는 "평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학생이라도 환경 변화에 따라 돌발 행동을 보일 수 있지만 선제 인력 배치는 쉽지 않다"며 "사고가 난 이후에야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으로는 예방적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직 특수교사 B씨는 "보조 인력을 신청하려면 학생의 행동 평정 자료를 교육청에 제출하고 위원회 심의와 현장 점검까지 거쳐야 한다"며 "보조 인력의 수는 한정돼 있고 신청 학교는 많다 보니, 겉으로 드러난 문제 행동이 적은 학생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이상 행동 이력이 있어야 인력을 지원하는 등의 현행 방식으로는, 이번 사건처럼 사전 징후 없이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이상 행동이나 특이 징후를 보일 경우 보고하도록 돼 있으나, 사고가 난 A중학교의 가해 학생의 경우 평소 문제 행동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특수교사를 지원하는 사회복무요원이라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최근 급료가 많이 올라 예산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위기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오후 교육국장 주재로 2층 상황실에서 중학생 간 상해 발생 사안에 대하여 긴급 상황 회의를 열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제공

학교전담경찰관 1인이 14개교 담당…치안 인프라도 한계

학교 내 범죄 예방을 지원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도 인력 부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광주 서구의 초·중·고교 총 55개교를 담당하는 SPO는 4명으로, 1인당 최소 10곳에서부터 최대 14개교까지 담당하고 있다.
 
SPO는 배정받은 학교의 학교폭력 심의·예방 교육·캠페인 활동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야 한다. 이처럼 행정 업무가 가중된 상황에서 특정 학교의 위기 징후를 면밀히 살피거나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경찰 관계자들은 학교 내 치안 인프라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일일이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SPO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교사와 학교의 구성원들이 학교 내 안전 문제를 1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법적·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쯤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중학교에서 10대 중학생 A군이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A군은 평소 교류가 없던 동급생 B군이 A군의 등을 두드리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부모와 교사의 동의를 받고 조퇴해 집으로 향했다가 흉기 2자루를 챙겨 학교로 돌아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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