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투쟁' 배수진까지…지선 앞두고 부산 현안 물꼬 트일까

부산시장 여야 유력 주자 정책 주도권 경쟁에 2년 묶인 글로벌허브특별법 상임위 문턱 넘어
후보들 "내가 해결사"…먹는 물 문제와 HMM 본사 이전, 행정통합 등 지역 현안 물꼬 기대
승부처 부산 선거, 정부와 여야 중앙 정치권 적극 지원 가능성 높아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여야 정치권의 셈법에 힘입어 2년 만에 국회 첫 문턱을 넘은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내 다른 현안들에도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를 통과했다. 지난 2024년 5월 지역 의원 18명 전원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이후 근 2년 만이다.

그동안 멈춰 있던 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배경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삭발 투쟁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유력 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매듭을 짓겠다"며  당 지도부를 설득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에 앞서 여야 유력 시장 후보들이 정책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단단히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한 셈이다.

안갯속 선거 판세가 끌어올린 현안 해결 의지


이처럼 정치권이 부산 현안을 놓고 협치와 경쟁을 동시에 보이는 밑바탕에는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 현재 부산 민심은 특정 정당의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안갯속 국면이다. 현직 프리미엄과 집권 여당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엎은 후보 간 치열할 접전이 예상되면서 누가 더 실질적인 지역 성과를 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중앙당을 압박하고 삭발이라는 배수진까지 치는 이유도 "누가 진짜 부산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프레임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지역 내 다른 현안들에도 동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HMM본사 이전과 낙동강 먹는 물 문제 등 지역 현안 대기 중


시장 후보들이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로 HMM 본사 이전과 낙동강 먹는 물 문제, 부산·경남행정통합, 산업은행 이전 대체 방안 등이 꼽힌다.

먼저, 해양수도 부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HMM 이전은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유연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의 오랜 숙원인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할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역시 부산과 경남권 해당 지자체들간의 협의에 더해 중앙 정부의 중재가 필수적이다. 취수원  주변 주민들의 여론이 사업 추진의 핵심인 만큼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내걸었던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은 산은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채 정권이 교체되며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대신, 부산에서 산업은행의 역할을 대체할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던 전재수 의원과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형준 시장은 '동남권투자은행'을, 전재수 의원은 '동남권투자공사'를 각각 제안한 상태다. 이 역시 선거 과정에서 보다 구체화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계획표도 선거를 거치며 명확해질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은 2028년 통합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제시했고, 같은 당 경선 상대인 주진우 의원 역시 행정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으나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빠른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출마선언 이후 그 시점과 방법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약에서 그치지 않고 후속 조치 뒷받침돼야


굵직한 과제들이 표심을 노린 선심성 정책으로 소비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무리한 속도전보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실효성 있는 실행 계획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선거라는 장을 통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한다면 지역의 현안들을 최대한 꺼내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약에서 그치지 않고 이행할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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