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 된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영철)은 25일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의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무런 저항 능력이 없는 아이가 보챈다는 이유로 사망하게 하고 암매장을 해 죄질이 좋지 않다.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고 진심으로 죄책감을 느끼거나 슬퍼하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밖에 두 딸을 양육해야 한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가 생후 42일에 몸무게가 4kg에 불과한 아이 뒷머리를 때려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 비추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10일 밤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아파트에서 생후 42일 된 영아를 숨지게 하고 다음날 새벽 인근 야산에 아이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사흘 만에 경찰에 자수했고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때렸더니 숨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앞서 이날 오전 대구지방법원 앞에는 A씨에 대해 중형을 요구하는 부모들이 보낸 근조화환 18개가 줄지어 섰다.
화환에는 '이제라도 우리가 지켜줄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아가야' '아동학대 살인 엄벌하라! 아이들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화환을 보낸 한 부모는 "이 사건에 대해 부모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걸 알려 중형이 선고될 수 있게 하는 취지로 화환을 보냈다"며 "또, 어딘가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들을 구출해 달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13년이 선고된 데 대해선 "판례가 바뀔 정도로 형을 깎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형이 깎여서 나와 부모들 사이에서도 허무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의 아내이자 아이의 친모인 30대 여성 B씨 역시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등 혐의로 올해 1월 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B씨가 다른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등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