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덮친 불길…대전 지역사회 '애도 물결'

실종자 14명 전원 사망…사상자 74명
"일하다 갑자기 정전, 단수…노란 연기도"
"지역사회와 함께 회복 과정 도울 것"



[앵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모두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일터가 순식간에 참사 현장으로 바뀌면서 지역 사회는 깊은 슬픔에 빠졌는데요.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마에 녹아내린 철골 구조물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옥상 주차장에는 불에 타다 만 차량들이 며칠 째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14명의 실종자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번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70명을 넘었습니다.

[기자 스탠딩]
보시는 것처럼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아직도 검게 그을린 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드나들던 일터에서 벌어진 참사에 주변 공장 직원들도 쉽사리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인터뷰] 건너편 공장 직원
"일하다가 갑자기 정전 되고 단수가 돼서요. 검은 연기가 처음에 났지만 나중에 알칼리성 금속 때문인지 나트륨 노란 연기도 엄청 나더라고요. 저희 직원들 빨리 다 응급 환자 빨리 살리려고 물 나르고 난리였죠."

노동 당국은 공장 대표와 임직원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은 소방, 국과수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하며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화재 이후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생업을 놓게 된 공장 직원들은 아직 메케한 냄새가 가득한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공장 노조 관계자
"뭘 해야 되는데 지금 서버가 막혀있다 보니까 저희 서류도 다 타버리고…"
24일 대전 대덕구의 자동차 부품공장 안전공업. 20일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장세인 기자

희생자 빈소가 하나둘씩 마련되며 유가족 대기실은 비어가고 있지만,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다음 달 4일까지 운영되는 대전시청 합동 분향소에는 벌써 2천 8백여명의 시민들이 다녀갔습니다.

[인터뷰] 오범환 (70) / 대전 대덕구 송촌동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어요. 더구나 이렇게 뉴스에 접하다 보면 결혼 날짜 잡은 사람도 있고…"

[인터뷰] 고혜은 (70) / 대전 유성구 덕명동
"그 부모들도 그렇고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아침에 다 잘 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출근을 했을 것 아니에요. 제발 좀 이런 일이 다시는 좀 안 일어나게…"

지역 종교계도 연대의 뜻을 밝히며 애도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오성균 사무총장 / 대전광역시기독교연합회
"우리 주위에 있는 많은 분들이 깊은 슬픔을 겪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도회나 열린 공간을 통해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또 지역사회와 함께 회복의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대전시와 대덕구는 지역 행사를 취소하고 심리상담 서비스 등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불길은 사라졌지만 아직 곳곳에 깊게 남은 상처들.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함 속에, 시민들의 애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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