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이번 주 추진한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통해 "나프타의 경우 정유사로부터 생산과 도입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매점매석 금지, 수출제한 조치 등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나프타는 수출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정유사의 수출 물량을 제한해 석유화학 기업 중심으로 돌리면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체 나프타를 수입할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제한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양 실장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긴급 수급 조정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플라스틱, 비닐 등 대다수 석유화학 제품에 쓰인다. 그런데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나프타 도입이 차단되면서 국내 주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기존 80~90% 수준에서 최근 60%대로 급락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2공장의 NCC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나프타 부족으로 에틸렌, 프로필렌, 합성수지 등 생산에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포장재,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소재, 조선업 등 전방 산업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양 실장은 "포장재의 경우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과 내외장재용 플라스틱(ABS)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 필수 소재와 국민 생활에 직접 연결되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업종별 수요량과 재고 등을 개별 접촉하는 방식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수급 애로가 최대한 해소될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만 소하르 지역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보험 적용 거부로 철강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산업부는 인근 항구 하역, 육상운송 등의 방안 검토하고 있다. 의약품은 대부분 항공운송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파악된 물류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소재·부품·장비 수급대응 지원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부처 중동 상황 수급애로 전담 대응 창구를 통해 중동 고의존 품목과 석유·나프타 등 수급 차질에 따른 전방산업 영향 품목의 수급 애로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2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를 준비 중이다.
양 실장은 "기계적으로 국제 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면서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고시 개정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