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한 학교 전자칠판 및 스마트기기 지원 예산을 두고 시민사회단체가 밀어붙이기 식 배짱 예산이라며 관련 예산안 전액 삭감을 촉구했다.
도교육청은 충분한 수요에 따른 사업 추진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강원도의회 추경 심의를 앞두고 또다시 사업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경안 통과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23일 성명을 통해 "도교육청이 추경예산에 스마트기기 및 학교 전자칠판 지원 64억 원을 또다시 편성했다"며 "이미 수차례 문제점이 확인되고, 도의회에서 반복적으로 삭감된 사업을 아무런 보완 없이 재추진 하는 것은 명백한 '배짱 예산'이자, 도민과 도의회를 철저히 무시하는 '독선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말 도교육청의 태블릿PC·전자칠판 보급,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운영비를 감액하기로 했던 강원도의회 교육위의 결정을 들어 "어떠한 개선이나 검증 결과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동일 사업을 다시 들고 나왔다. 이는 도의회 심의 기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앞서 도의회 교육위는 당시 2026년도 도교육청 특별회계 예산안 심사에서 AI디지털교과서 보급에 따른 순차적이며 단계적 전자칠판 보급을 권고하면서 예산 187억 원 중 147억여 원을 삭감한 38억 4천여만 원을 의결했다.
그러나 도의회 예결위는 전자칠판 예산을 포함한 예산 삭감액 798억 원 중 593억 원을 되살려 최종 편성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들어 "상황이 이러함에도 본의회에서 마저 전액 삭감한 사업에 대해 불과 3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또다시 동일 사업을 추경에 밀어붙인 것은 신경호 교육감과 도교육청이 얼마나 도민의 대의기관인 강원도의회를 무시하고 무력화하는 지 명확하게 알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나철성 소장은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반복 추진하는 것은 교육행정이 아니라 예산 낭비"라며 "더 이상의 오만과 독선을 멈추고 책임 있는 자세로 도민 앞에 사과하고 관련 예산 일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도당도 이날 "도의회가 거듭 예산을 삭감한 사업을 아무런 개선 없이 재편성한 것은 예산 심의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의회 권고를 수용하는 척하다가 번번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행태는 여러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입장문을 내고 "지역 및 학생 간 정보화 격차를 예방하고 교육부 디지털 교육 전환과 AI디지털시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미래 교육 환경 마련을 위해 학교에 전자칠판을 지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소가 주장한 만족도 검증 부재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학교 현장 의견 반영을 위해 지난해 12월 도내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전자칠판 사업에 대한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436개 학교에서 2343대의 전자칠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를 근거로 올해 안정적으로 순차적인 확대 지원을 위해 전체 수요의 4분의 1 수준인 661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실시한 활용도 및 만족도 조사 결과 수업 활용도는 90%, 만족도 80%, 필요성 88%로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교육자료 활용 확대와 참여형 학습 효과 향상, 기존 칠판 혹은 영상기기 대비 높은 활용 및 만족 등 실질적 교육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자칠판은 AI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수·학습 혁신과 학생 참여형 수업 확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학교 현장의 자발적 신청을 기반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학교 현장의 요구를 근거로 하여 사업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검증·보완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투명한 절차와 객관적 지표를 기반으로 예산 집행의 신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교육청은 올해 제1회 추경예산안을 당초 예산보다 3325억 원 늘어난 4조 3296억 원으로 편성했다. 주요 예산별로는 스마트기기와 학교 전자칠판 지원 64억 원, 학교 안전시설 101억 원, 교육용·업무용 컴퓨터 지원 62억 원 등이다.
이번 추경안은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제344회 강원도의회 임시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