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씨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만났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전씨를 '불교 인사'로만 알고 있었다며 무속 관련 의혹은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3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공소사실과 관련해 직접 발언에 나서 전씨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세 차례 이상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아내와 만난 적은 있다"며 만남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세 번인지, 집에 왔는지 등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횟수와 경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재판부가 김건희씨와 함께 만난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지 묻자 "만난 건 인정한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씨 관련 무속 논란에 대해선 반박했다. 그는 "전씨는 굉장히 밟이 넒은 사람이고 정치인들도 이쪽 저쪽 진영을 많이 안다"며 "2022년 1월 초 당 캠프 신년행사에서도 원래 (전씨를) 알고 있었지만 굳이 아는 척을 하지 않으려 했고, 당 관계자가 인사를 시켜줘 인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속 프레임은 사실이 아니고, 점을 본적도 없고 전씨를 불교 인사로만 알고 있었다"며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했는데 일부 발언만 잘라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말한 내용 그대로 설명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실제로는 윤 전 대통령이 윤 전 서장 사건과 관련해 변호사를 연결해준 사실이 있고, 전씨와도 2013년경부터 알고 지내며 김씨와 함께 여러 차례 만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전씨와 김씨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도 공방도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쟁점은 만남 여부가 아니라 발언의 맥락"이라며 불필요한 증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특검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김씨와 전씨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전씨의 별도 사건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둘러싼 다른 증언도 제기됐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알선수재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치 브로커 김모씨는 "전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 줬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결혼 등 주요 사안을 전씨와 상의했다고 들었다고 말하며, 대통령 출마 역시 전씨의 권유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