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보수주의자' 박형준은 왜 삭발을 선택했나?

전재수 의원, 당 지도부와 사전 소통하며 글로벌허브도시특별허브법 '매듭' 예고
박형준 시장, 2년간 공들인 지역 발전 법안 성과 빼앗길 위기…삭발로 배수진
지방선거 앞둔 '해결사' 경쟁…여야 유력 후보 간 주도권 다툼 본격 점화

윤창원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전격적인 삭발을 감행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박 시장이 삭발이라는 다소 과격한 투쟁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법안 통과 촉구를 넘어선 지역 현안에 대한 주도권 사수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 시민 자존심 지키겠다"…박형준, 삭발 배수진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으로서 첫 삭발을 감행하며 민주당의 법안 처리 외면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부산만의 법이 아니라 국가 발전 전략"이라며 국회가 조속히 소위원회 상정과 심의를 진행해 신속한 입법에 나설 것을 절절히 호소했다.

그러면서 "부산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삭발했다"며 "정부는 이제 속 좁은 정치를 그만두고 부산에 희망을 달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시장의 이번 행보가 민주당 유력 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의 이른바 '성과 가로채기'를 차단하고 특별법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승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17일 SNS에 그는 "스스로 발의한 법안마저 외면하는 민주당에 부산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라며 "입으로는 해양수도를 말하면서 전제가 되는 법안은 철저히 외면하는 앞뒤 다른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 의원을 저격한 바 있다.

전재수 "내가 매듭짓겠다" 맞불

전재수 의원이 SNS를 통해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SNS 캡쳐

이에 전 의원은 이날 박 시장의 삭발 직후 SNS를 통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하며 박 시장을 압박했다.

전 의원은 "내일 오전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관련한 원내지도부 면담이 있다. 지난주 내내 소통해 왔따"며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로 부산에 딱 1명밖에 없는 민주당 국회의원의 진짜 효능감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박 시장의 지적을 의식한 듯 "제가 공동대표발의한 법안, 제가 매듭짓겠다"며 지역 현안 주도권을 둘러싼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놓고 '해결사' 이미지 선점 경쟁

여야 유력 시장 후보가 특별법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것은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의 해결사'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특히, 박 시장으로서는 2년 넘게 공들인 핵심 사업의 결실을 야당 후보에게 내줄 경우 정치적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의원은 특별법 통과를 통해 '여당 후보의 실질적 실력'을 상기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이번 특별법 처리 여부와 과정에서 박 시장과 전 의원이 얼마만큼 지분을 챙기느냐가 선거 국면에서 각자의 입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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