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축기지에 보관 중이던 원유 90만 배럴이 비상 상황에도 국내 공급에 활용되지 못하고 해외로 먼저 판매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감사에 착수했다.
산업통상부는 한국석유공사가 우선구매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아, 울산 석유 비축기지에 보관 중이던 국제공동비축 원유 약 90만 배럴이 해외로 판매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제공동비축 사업은 산유국 등 해외기업의 원유를 국내 비축시설에 저장하는 대신, 비상시 한국이 해당 물량을 우선 구매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석유공사는 1999년부터 이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심화된 상황에서, 국내에 보관돼 있던 원유가 우선구매권 행사 없이 해외로 판매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원유 수입의 60% 이상이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비상 대응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해당 물량을 다시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공사에 대해 즉시 감사에 착수했다"며 "비상 상황에서 우선구매권 행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규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