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전직 부기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사과나 반성 없이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발언만 반복헀다.
전직 부기장 김모(50대·남)씨는 20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1시 35분쯤 부산지검에 도착한 김씨는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호송 차량에서 내렸다. 취재진이 이동하는 그를 향해 "왜 4명을 살해하려 했나",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없나"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부산지검 건물로 들어가기 직전 "할 일을 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 "피해자 주소는 어떻게 알았냐"고 재차 묻자, 김씨는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 인생을 함부로 파괴하는 그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서 내 할 일을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기색 없이 호송 과정 내내 고개를 들고 있었으며, 취재진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발언을 했다.
그는 이에 앞서 부산진경찰서에서 부산지법으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에도 "조직적인 기득권의 양아치 짓에 복수한 것"이라거나, "항공사마다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이 엄청난 부패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말을 남겼다.
전직 부기장인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에서 전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루 전인 16일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역시 전 동료였던 기장 B씨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부산에서 A씨를 살해한 직후에는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사는 기장 C씨 자택을 찾았으나 미수에 그쳤다.
그는 기장 4명을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수개월 전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주거지를 파악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