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충청북도지사 공천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후보 사퇴와 선거운동 중단, 가처분 신청에 이어 삭발 항의까지 연일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북도의원들과 보수단체들까지 반발에 가세하고 나섰다.
공천 배제와 구속영장 신청으로 벼랑 끝에 몰린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9일 자신의 SNS에 '머리를 자르기 위해 이용원으로 향한다'는 글과 함께 삭발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나를 컷오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충북도민뿐"이라면서 "이를 알지 못한 채 부화뇌동하며 부나방 같은 날갯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글을 마쳤다.
김 지사는 삭발 이후 기자들과 만나 "30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삭발하게 됐는데 당당하게 난관을 극복하겠다"며 "잘못된 당의 결정과 정치인의 행태, 공권력의 무자비한 탄압은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공천 배제를 결정하고 다음 달 김수민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추가 공천을 접수하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연일 강도 높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공천 파동에 반발해 조길형 전 충주시장이 예비후보를 사퇴한 이후 돌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던 윤희근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컷오프 철회를 요구했던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도 한목소리로 공정 경선을 거듭 촉구했다.
윤희근 예비후보는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후보들이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자존심이 상하고 모욕감이 들 수 있고, 사전 내정설 등이 현실화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특히 "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룰을 가지고 경선을 한다면 들러리 설 생각이 없다"면서도 공정한 경선을 위한 공천 가점 전면 배제와 도민 100% 여론조사 방식 경선, 후보자 간 TV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윤갑근 예비후보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정인에 맞춰서 룰이 변경되면 민주주의 제도로서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절차적인 부분에서 공정성이 상당히 훼손된 만큼 앞으로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이번 공천 반발은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로도 번졌다.
충청북도의원 26명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공천은 지방선거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정치적 실패"라며 공천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최악의 경우 후보직 사퇴까지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갈등이나 일시적 논란으로 축소해서는 안되고 충북의 민심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요구가 끝내 묵살되면 장동혁 당대표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 요구 등 정치적 책임을 엄중히 묻고, 후보 사퇴를 포함한 모든 정치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등 도내 4개 보수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도민의 뜻과 정서를 외면한 공천 결정을전면 철회하지 않으면 지지 철회를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박세복 전 영동군수도 "최근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금의 이 당은 더 이상 제가 사랑하던 당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김수민 전 부지사는 이날도 자신의 SNS를 통해 공천 파동에 대해 해명하고 경선 참여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컷오프 소식 또한 언론을 통해 접했고 특정 방식의 공천을 지도부나 공관위에 요구하거나 바라지 않았다"며 "경선에 참여해 제 실력과 경쟁력을 정정당당하게 입증하고 싶다"고 적었다.
또 "김 지사의 충북 도정은 역대 어느 지사보다 혁신적이었다"며 "저를 여성 최초 부지사로 발탁한 성과와 혜안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도 썼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0일 추가 공천 접수자인 김수민 전 부지사에 대한 면접을 거쳐 최종 공천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