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4월부로 40년 간의 설계수명을 마치고 운전이 정지됐던 고리원자력발전 2호기가 설비 교체 및 시험 검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재가동한다.
지난해 11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계속운전 승인을 받은 지 4개월여 만이다.
고리2호기의 설비용량은 650MWe로, 이번에 재운전을 시작하면 2033년 4월 8일까지 추가로 가동하게 된다.
중동 사태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원전 가동률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작년 11월 계속운전 허가…스트레스 테스트·필수설비 교체 완료
이와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 최원호 위원장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임승철 원장이 부산 기장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난 18일 현장점검을 진행했다.재가동을 준비하는 고리2호기와 해체를 앞둔 고리1호기가 위치한 제1발전소의 조치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로, 원안위 출입기자단이 점검 현장 일부를 동행 취재했다.
한수원과 원안위에 따르면 2023년 4월 8일 운전을 정지하고 계속운전을 위해 정비에 들어갔던 고리2호기의 이번 계획예방정비기간은 오는 29일까지다.
지난해 11월 13일 계속운전 승인 전까지 자체 설비 개선과 노후 설비 정비 등을 마쳤고, 계속운전 승인 이후엔 재가동을 위한 설비 정비 및 시험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최동철 제1발전소장은 "계속운전 기간을 고려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화재 위험도 평가 후속 조치 등 필수 설비개선 45건에 대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자체 개선 사항으로 노후 설비와 부품 교체 등 60건에 대해 설비 개선을 완료하고, 환경 개선 사항 480건 중 현재 99% 처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고리 3, 4호기가 위치한 제2발전소 및 5, 6호기가 위치한 제3발전소까지 고리원전 전체에 대해 산불 발생에 대비한 지능형 산불 감사 폐쇄회로(CC)TV 도입, 배터리 화재 대응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이온 배터리 폐기 및 납축전지로의 교체 등이 보고됐다.
제1발전소 앞에는 교류전원이 상실되는 비상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디젤발전차도 대기해 있었다. 대기 중인 디젤발전차는 두 종류로, 1MW 발전차는 전원 상실 후 8시간 내 발전소 필수부하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이보다 용량이 큰 3.2MW 발전차는 72시간내 안전유지·사고대응설비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한수원이 목표하는 고리2호기의 '임계 전 시험' 완료 시각은 3월 26일 오전 5시. '임계'는 원자로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돼 원전의 정상 가동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임계 전까지 수행해야 할 검사를 모두 통과하면 가동을 시작, 추가 안전성 확인 검사를 진행하면서 서서히 출력을 높여 가게 된다.
한수원은 오는 29일까지, 늦어도 4월 1일에는 재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사태 속 '단비'…원안위원장 "마지막까지 철저히 준비" 당부
노후원전 연장가동은 안전하게만 이뤄지면 경제적 이익이 크다. 이번 고리2호기 연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3천억 원 정도라면, 신규 대형원전 1기를 지을 때는 약 13조 원이 소요되며 건설 기간도 10년을 훌쩍 넘게 된다.한수원은 고리2호기 외에도, 2030년 이전 운전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0기(고리2, 3, 4호기, 한빛1, 2호기, 한울1, 2호기, 월성2, 3, 4호기)의 계속운전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다.
고리2호기는 이 중 첫 심사 대상이었으며, 이번에 정상 재가동에 들어가면 고리1호기(해체 승인)와 월성1호기(영구 정지)에 이은 세 번째 노후원전 수명연장 사례가 된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중동 상황으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오버홀(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좀 줄이거나 시기를 늦춰 원전 가동률을 80%로 높이겠다는 생각이라, 이 시점에 고리 2호기가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TF'는 지난 1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와 당정 협의를 갖고 현재 약 60%인 원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수원 열린원전운영정보 실시간 운영현황에 따르면 19일 오전 기준 전국 원전 26기 중 15기가 가동 중, 나머지 11기는 정비 중이다. 이 중 정비가 끝나가는 원전의 정비기간을 계획보다 줄이거나, 다음 순서가 도래하는 원전의 정비기간 시작 시점을 1~2개월 지연하는 식이다.
현재 정비 중이거나 예정인 원전의 설비 상황이나 연료 교체 시기 등을 고려해도 가동률 80%까지는 안전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게 최 위원장 평가다.
최 위원장은 "특히 고리2호기는 사고관리계획서에 따라 완비하고 운전하는 우리나라 최초 원전이 된다"며 "한수원의 어깨가 무겁겠지만 이제 막바지에 와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사고 대응설비와 노후설비가 잘 교체되고 유효성평가와 시험검사를 다 만족하고 있다"며 "임계 후 남은 검사 등도 서두르지 말고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