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마약 등 약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경찰이 단속 기준 마련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라는 분명한 기준이 있지만 약물운전은 객관적 수치나 기준이 없어 단속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약물운전 허용 기준과 관련한 '혈중 농도 기준 도입 및 운전금지 기준 검토'를 위한 연구 첫 기획 회의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약물운전 위험성이 공론화한 것은 지난 2023년 8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이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은 운전 당시 케타민에 취한 상태였다. 최근에는 반포대교 약물운전 추락 사고에 이어 용산에서도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던 30대 남성이 적발되는 등 관련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단속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었다. 음주운전과 달리 약물운전은 객관적 수치로 단속하는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의 경우 종류가 다양하고 개인의 생리적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일괄 수치를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었다"라면서 "최근 약물 운전 처벌이 강화돼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관련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국내 약물운전 최다 검출 약물인 졸피뎀(수면제)에 대한 혈중 농도 기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약물운전-교통사고 위험성 관련성 검토 △약물운전 단속 국민수용성 조사 △약물운전자 적성검사 개선 등을 수행한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약물운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단속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