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외 변수에 취약한 부산 지역 중소기업들의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한 채산성 악화에 더해, 지역 제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현장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7일 오전 경남 김해시 인근 강서구 소재 표면처리 전문기업인 동아플레이팅(주)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고 지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 중동발 리스크가 지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무엇보다 '청년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 제조 혁신을 꾀하고 있는 강소기업들조차 정작 현장을 지킬 청년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플레이팅 이오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년들의 중소기업 장기 근속을 뒷받침하던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지역 제조기업들의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한 산업단지 근로자에게 지급되던 교통비 지원 사업 중단 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지역 산단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적 파장도 주요 쟁점이었다. 참석자들은 고유가로 인한 물류비 증가와 화학약품 등 핵심 원재료의 수입 차질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수출입 기업 관계자들은 "환율과 유가의 동반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수출 기업을 위한 물류비 지원 등 직접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를 관계 기관에 적극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회장은 "청년 인재 확보와 산업단지 정주 여건 개선은 지역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현장에서 확인된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부산시 및 정부와 협의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부산상의는 앞으로 원스톱기업지원센터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중동 사태 등에 따른 긴급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