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71% 수익률의 마법 끝났다"… 빚내서 AI 올인한 美 빅테크의 '치명적 위기'[경제적본능]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투자자들의 공식은 '미국 주식 무패'였다. 하지만 챗GPT로 촉발된 AI 혁명이 역설적으로 미국 증시의 장기 독주를 끝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4일 CBS 유튜브 채널 <경제적본능>에 출연한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미국 자본주의 모델이 AI 투자로 인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자산 시장의 흐름과 한국 증시(코스피·코스닥)의 체질 개선 방향을 심도 있게 짚었다.


애플의 171% 수익률 비결, '경량 자본주의'가 끝난다

김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가 압도적인 성과를 낸 이유를 '경량(Asset-light) 자본주의'로 정의했다.

그는 "애플은 아이폰 제조를 대만 팍스콘에 맡기고, 번 돈의 100%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투자가 필요 없으니 자본 규모가 작고, 그 결과 171%라는 경이로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번 돈의 상당수를 공장 등 설비에 투자해야 하기에 주주 환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저평가(PER 10배 수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며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제 미국 빅테크들은 AI 인프라를 깔기 위해 빚(회사채)까지 내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주주 환원과 높은 자본 효율성을 자랑하던 '가벼운 자본주의'에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무거운 자본주의'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가 급증하면 주주 환원은 줄어들고, 이는 결국 미국 시장의 초과 수익률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러시의 승자, '금 캐는 광부'보다 '청바지 장수'

김 센터장은 현재의 AI 투자 열풍을 19세기 골드러시에 비유했다.

그는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들은 금을 캐러 가는 '광부'들이고, 이들에게 메모리 칩을 파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청바지와 곡괭이'를 파는 상인들"이라며 "과거 골드러시 때도 진짜 부자가 된 건 광부보다 상인들이었다"고 짚었다.

AI 서비스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빅테크들이 과잉 투자를 할수록 칩을 파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현재로서는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만년 박스권의 이유… "지수는 '승자의 기록'이어야 한다"


미국 시장의 변화와 함께 한국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코스닥은 시가총액이 과거 대비 몇 배나 커졌지만, 지수는 여전히 닷컴버블 시절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 센터장은 그 원인을 '부실 기업의 방치'에서 찾았다. "미국 다우지수가 장기 우상향하는 이유는 망하거나 부실한 기업을 빼고 우량한 기업(Nvidia 등)을 끊임없이 새로 채워 넣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닥은 상장사만 1,800개에 달해 관리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는 "혁신 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상장(다산)도 중요하지만,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는 '다사(多死)'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며 "나쁜 기업이 너무 많으면 지수는 '패자의 잔해'가 되어, 누구나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패시브(지수 추종) 투자가 성립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PBR 0.1배가 좋은 한국의 오너들… 해법은 '상속세' 연계

한국 증시의 고질적 할인 요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는 '지배구조와 상속세'를 지목했다.
김 센터장은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재무구조가 탄탄한데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1배에 불과한 기업들이 있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상속세를 적게 내려면 주가가 낮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 시 PBR 하한선 의제 적용 등)'이 실현된다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센터장의 글로벌 시장 전망과 코스닥 체질 개선 방안 풀버전은 유튜브 채널 <경제적본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