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4월 데뷔한 3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빅오션(Big Ocean)이 지난 3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의 제목은 '더 그레이티스트 배틀'(THE GREATEST BATTLE)이다.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인 아이돌이자 수어 아이돌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받았던 선입견과 편견에 맞서온 시간을 '위대한 전투'에 비유했다. 본인들만 힘든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는 시선으로 그려낸 앨범이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극적인 해상 전투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앨범명을 지었고,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원 맨 아미'(One Man Army)에 구석구석 녹였다. 찬연, 피제이(PJ), 지석 등 멤버 전원이 작곡에 참여한 '원 맨 아미'는 시네마틱 스트링과 808 베이스, 퍼커션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곡이다.
CBS노컷뉴스는 빅오션의 세 번째 미니앨범 '더 그레이티스트 배틀'의 제작기를 빅오션 멤버들과 소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로부터 들어봤다. 첫 번째 편에서는 첫 번째 타이틀곡 '원 맨 아미'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면으로 이루어졌으며, 빅오션 멤버들과 소속사 A&R 부서가 답변에 참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원 맨 아미'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명량해전'을 곡과 연결하게 됐는지 듣고 싶습니다.
A&R 부서 : 명량해전의 긴박한 서사를 음악적으로 시각화하는 과정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먼저 도입부는 12척의 배로 대군을 마주한 압박감을 표현했습니다. 웅장한 코러스와 묵직한 베이스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실제 군악기인 나발과 나각 소리를 배치해 비장한 출정의 순간을 소리로 형상화했습니다.
곡이 전개되면서는 치열한 사투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려 했습니다. 칼 소리나 배끼리 부딪히는 소리 같은 실감 나는 사운드를 삽입해, 청각적으로 백병전이 연상되도록 함과 동시에 퍼포먼스에서도 강력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장치했습니다.
특히 브리지에는 실제 파도 소리를 배치했는데요. 이는 해전이라는 공간감을 보여줌과 동시에, 빅오션의 팬덤명이기도 한 '파도'를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울돌목의 물살을 헤쳐 나간 이순신 장군님처럼, 팬들과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거죠. 마지막으로 갈수록 거세지는 스트링 사운드로 시네마틱한 무드를 극대화해, 노래 한 곡이 마치 영화 한 편처럼 느껴지도록 완성했습니다.
2. 곡에서 전통 군악기인 나발과 나각을 썼고, 뮤직비디오에도 큰 북을 두드리는 장면을 비롯해 활과 화살, 검, 창, 붓이 화면을 지나간 흔적 효과, 큼직한 한자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원 맨 아미'에 담은 한국적 요소와, 이를 넣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완성된 결과물에 대한 멤버들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A&R 부서 : 이번 곡의 모티브가 명량해전인 만큼, 조선시대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적 요소들을 배치했습니다. 우선 음악적으로는 전투의 시작을 알릴 때 사용하던 전통 군악기인 나발과 나각, 그리고 북소리를 활용했습니다. 이 악기들은 곡 전체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빅오션의 출격'을 선포하는 상징적인 장치가 됩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일기당천'과 '필사즉생'이라는 문구 역시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혼자서 천 명을 당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죽고자 하면 산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 우리가 처한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지석 : 우리 팀의 정체성을 가장 강렬하고 확실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구성이라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정말 높습니다. 한국적인 요소들이 곡의 서사와 잘 어우러져서,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투쟁'과 '승리'의 의미가 팬분들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우리만의 색깔이 선명하게 담긴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3. '원 맨 아미'는 20명의 댄서와 함께한 대규모 퍼포먼스가 특히 눈에 띕니다. 퍼포먼스를 짤 때 가장 1순위로 두었던 것은 무엇인지, 집중해서 봐 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끈을 활용한 안무, 댄서들이 멤버를 들고 이동하는 가운데 파도타기 하는 안무 등 구체적인 내용을 예로 들어 설명해 주시면 더 좋습니다. 멤버들에게는, 안무를 소화하고 퍼포먼스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를 함께 질문드려요.
A&R : 이번 '원 맨 아미' 퍼포먼스의 1순위 목표는 '기세와 규모감'이었습니다. 20명의 댄서와 함께 대형을 구축해 명량해전의 역동적인 현장감을 무대 위로 그대로 옮겨오고자 했습니다.
찬연 : 가장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하는 부분은 댄서분들과 함께 배를 타고 출전하는 장면이에요. 댄서분들이 몸으로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을 직접 구현해 주셨는데, 그 파도를 뚫고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생동감 있게 담겼습니다.
PJ : 이순신 장군의 지혜가 담긴 '학익진'을 무대 대형으로 펼치는 장면이 있어요. 우리만의 방식으로 수어를 활용해 학익진이 퍼져 나가는 듯한 퍼포먼스를 완성했는데, 이 무대를 보시는 우리 '파도' 여러분도 각자의 삶이라는 전장에서 승리의 학익진을 펼치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지석 : 초반에 댄서분들의 등을 밟고 점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안무는 적군의 배로 뛰어들어 싸우는 '백병전'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특히 우리의 시그니처인 '수어 텃팅'을 대규모 인원과 함께 대형화했는데, 거기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기세와 전의가 이 퍼포먼스의 핵심입니다.
빅오션 : 20명의 댄서와 합을 맞추고 고난도 동선을 소화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곡이 가진 묵직한 서사를 몸으로 직접 증명해 보인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준비했습니다. 멤버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군단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4. 안무에 다채로운 손동작이 많이 들어갔는데 그게 전부 수어인지 우선 궁금하고요. 수어라면 동작마다 다 의미가 있는 거겠죠?
빅오션 : 네, 맞습니다. 안무에 포함된 다채로운 손동작들은 전부 수어입니다. 단순히 안무의 일부로 보일 수 있는 동작들도 사실은 가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엄연한 언어예요. 각자 파트에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과 동시에, 손으로도 노래를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장한 결의를 다지는 가사부터 승리를 선언하는 대목까지, 무대 위 우리의 모든 손짓이 하나의 완성된 문장이자 진심이 담긴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5. 지난 3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지석씨는 '수어 텃팅'을 언급하며 '독기돌'로 불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수어 텃팅'으로는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나요? 만들기에도, 직접 수행하기에도 어렵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A&R 부서 : 수어 텃팅으로 빅오션만의 '압도적인 기세'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완벽한 합을 위해 수많은 연습을 했는데, 그 과정에 담긴 우리의 결의와 독기를 증명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동작이 워낙 정교하고 빨라서 처음엔 소화하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어려움을 팬분들도 함께 즐기실 수 있게 '0.5배속 챌린지'도 만들었으니 많이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6. 바다를 비추고, 빅오션 깃발이 날린 뒤, 보청기를 낀 멤버 귀를 가까이서 잡은 장면을 보여주면서 '원 맨 아미' 뮤직비디오가 시작합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이 장면 외에도 주목해 주길 바라고 공들인 장면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리고, 멤버들이 '원 맨 아미'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이 무엇인지도 듣고 싶어요.
A&R 부서 : 도입부의 북소리와 깃발은 실제 전쟁의 서막을, 보청기를 클로즈업한 것은 우리가 마주한 '불리한 조건'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브리지가 끝난 후 시체 더미는 그간 겪어온 수많은 패배와 참혹함을, 무기를 든 장면은 전쟁터 같았던 우리의 마음가짐을 비유한 것이구요. 특히 화면 프레임 밖으로 수어가 튀어나오게 연출한 것은 수어의 에너지가 3D처럼 실감 나게 전달되길 바라는 의도였습니다.
PJ : 마스크가 벗겨지며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생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나를 다시 깨운 건 팬덤인 '파도'의 손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지석 : 동일한 장면을 전혀 다르게 해석했는데요. 손길이 저에게는 '자기 자신'의 손이었습니다. '아직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영혼의 외침으로 해석하며 몰입했습니다. 삶에 대한 강한 집념인 것이죠.
찬연 : 저는 '우리 빅오션 멤버들' 같았습니다. 혼자인 줄 알았지만, 결국 곁에서 함께 싸우고 있던 우리 멤버들이 나를 깨워준 것이라고 느껴져서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빅오션 : 마지막에 총과 칼 대신 파도가 밀려와 대신 싸워주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우리 팬덤 '파도'와 하나가 되어 승리하는 그 순간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7. '원 맨 아미' 뮤직비디오를 흑백으로 처리한 의도가 있을까요?
A&R 부서 : 뮤직비디오를 흑백으로 처리한 것은 전장의 삭막함과 전투의 무게감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치열한 투쟁 속에서 빛깔을 잃어버린 듯했던 멤버들의 지난 인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가장 공들인 부분은 후반부에 푸른색이 서서히 올라오는 장면입니다. 흑백 같던 메마른 삶에 다시 생명력이 차오르는 순간을 담았는데요. 여기서 사용된 파란색은 빅오션의 상징색이자 팬덤인 '파도'도 의미합니다. 무채색이었던 공간이 우리 팬들의 색깔인 파란색으로 물들 때, 비로소 진짜 승리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