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의 제조공장서 배관작업을 하던 20대 이주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목이 끼어 사망한 가운데, 노동단체와 정치권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 죽음은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닌 비용 절감을 앞세운 현장의 구조적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있었는지와 위험 작업의 관리감독은 이뤄졌는지, 사업주는 노동자의 생명을 지킬 최소한의 책임을 다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내국인 노동자와는 다른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은 가장 위험한 현장에 내몰리면서도 언어의 장벽과 불안전한 고용, 차별적 노동환경 속에서 더욱 취약한 조건에 방치됐다"며 "이들이 일터에서 안전교육 등 충분한 위험 상황 설명과 보호조치를 제공받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길 강요당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성명서를 통해 "올해만 네팔과 태국 등 여러 명의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며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면 명백한 사회적 실패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비용 절감이 최우선시된 산업현장과 이를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와 노동 당국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작업 과정에서 관련법과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4시 40분쯤 전북 부안군 줄포면의 한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태국 국적의 노동자 A(20대)씨가 기계에 목이 끼어 사망했다.
이날 사고는 배관 내부 교반기 설치 작업을 하던 A씨가 작업을 위해 임시로 설치해 놓은 파이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씨가 일하던 공장은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장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