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도심 곳곳에 '사전투표 폐지'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용의 정당 현수막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지자체도 임의로 철거하기 어려워 사실상 손을 쓰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전주시 일부 교차로와 도로변에 '사전투표 폐지', '부정선거' 등의 문구가 적힌 정당 현수막이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장의 현수막에는 '디지털 표 도둑질 가능한 사전투표 폐지하라', '반국가세력 척결로 청년에게 미래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현수막에는 정당명과 게시 기간, 후원계좌, 연락처가 함께 표시돼 있으며 '본 현수막 철거 시 고발함'이라는 경고 문구도 담겨 있다.
전주시는 '부정선거' 현수막을 내려달라는 민원이 적지 않지만, 정당에서 게시한 현수막을 임의로 철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덕진구청 광고물관리 담당 관계자는 "횡단보도 인근 설치 등 안전상 문제가 있을 경우 정당 측에 연락해 철거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문구의 적절성만을 이유로 지자체가 직접 철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당 명의의 '부정선거 현수막'이 도심에 게시될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이를 제한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당 현수막은 현행 정당법을 준수할 경우 별도의 신고 없이 게시할 수 있다.
정당법 제37조 2항은 정당이 특정 정당이나 공직선거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이나 시설물, 광고 등을 통해 홍보하는 행위를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이를 제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이상 이를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 현수막의 경우 선관위에 사전 신고나 승인 절차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설치 위치나 통행 방해 여부 등 옥외광고물 관리와 관련된 사항은 지자체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등 대응은 할 수 있지만 통상적인 정당 활동 자체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며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 법 개정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