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인생 바꾼 성경필사, '이연휘 장로'



[앵커]
CBS는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대한민국 성경필사전'을 앞두고, 성경필사를 통해 은혜를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31년간 성경필사를 이어오며 성경필사본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연휘 장로를 만나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익산에 위치한 '성경필사본 전시관'

화선지에 쓴 말씀과 두루마리, 병풍 성경이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청북교회 이연휘 장로가 지난 31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내려온 성경 필사본들입니다.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성경필사본 전시관. 화선지, 병풍, 액자 등 다양한 필사본들이 전시돼 있다. CBS 교계뉴스

이 장로가 성경필사를 시작한 건 마흔 넷.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같은 증상이 찾아오자 죽음을 직감하고,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성경 한 권을 써 드리기로 결심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 결심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이연휘 장로 / 익산 청복교회]
"제가 성경필사를 엄마한테 다 하고 하늘나라에 갈 수 있도록 그 기도만 했어요. 그러다가 말씀을 사모하기 시작했어요. 계속 성경을 써 내려가면서… 욥기서를 쓰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치유해 주신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요. '네 생명의 날이 대낮보다 밝으리니, 어둠이 있다 할지라도 아침과 같이 될 것이라'… 가슴이 확 이게 뻥 뚫리는 그런 걸 제가 느꼈어요."

이연휘 장로가 책별로 필사한 성경. 이 장로는 "'여호와의 율법은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한다'는 시편 말씀처럼, 말씀을 사모하며 필사하다 보니 머리에 말씀이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요셉 기자

9개월 17일 만에 성경 1독 필사를 마친 이 장로는 말씀 암송과 필사에 인생의 목표를 걸었습니다.

붓글씨 교본을 사 독학으로 필체를 익히고 손목에 말씀을 매달고 다니며, 하루 한장 필사와 한 구절 암송이란 목표를 매일 지켜갔습니다.

이 장로는 "성경 필사는 단순한 옮겨 적기가 아니라 하나님과 대면하는 시간"이라며, 필사를 통해 머리로만 알던 말씀이 가슴과 생활에 새겨진 신앙으로 자라갔다"고 고백합니다.

[이연휘 장로 / 익산 청복교회]
"한 말씀 한 말씀 쓸 때 마음에 새겨지게 되는 거예요. 성경 필사 할 하나님과 대면하는 마음으로 써야 돼요. 제가 성경을 쓴 거 보면 어느 때는 눈물 자국이 많이 있어요. 감동을 받고 쓰다 보면 그 말씀이 안 잊어버려지고요. 또 기도줄이 잡히고요. 저는 항상 기도하기 위해서 성경을 계속 쓰고 있는 거예요. 성경 쓰고 기도하고, 성경 쓰고 기도하고 30여 년을 하고 있어요."

이 장로는 "'하루 한 장 필사, 한 구절 암송'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습관으로 만들었기에 31년 동안 필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요셉 기자

이 장로는 지난 2017년, 영국교회의 초청으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필사전을 열면서 전시관의 비전을 본격적으로 키워갔습니다.

수백 년 전 청교도들의 성경 필사본을 직접 보며,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과 태도가야말로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가장 큰 믿음의 유산이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성경 필사본 전시관은 해마다 국내외 수천 명이 찾는 공간이 됐고, 방문객들과 필사를 통해 받은 은혜와 감동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 전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사역하며 성경필사가 재소자들의 삶을 바꾸는 모습을 지켜봤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필사 운동은 점차 확산됐습니다.

청복교회는 아예 '성경위원회'를 구성해 교회차원에서 성경 필사와 암송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조태성 목사 / 익산 청복교회]
"읽고 듣는 것 외에, 직접 기록하면서 주시는 은혜가 따로 있거든요. 성경 암송과 필사에 대한 너무나 좋은 영향을 끼치셨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부분을 우리 교회가 계승을 하고 발전시켜야 되겠다고 해서 만장일치로 성경위원회를 (이연휘 장로님 은퇴하실) 때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성경 필사를 이어가고 있는 이연휘 장로. 자료사진

이 장로는 전시관을 홀로 운영하면서 최근 경매 위기를 겪는 등 현실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예상치 못한 도움의 손길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지금의 전시관을 넘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성경 '역사박물관'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이연휘 장로 / 익산 청복교회]
"성경 66권을 병풍에 담으려고 하거든요. 80세 까지는. (성경필사본 전시관)을 익산시든지, 도든지, 국가든지 기증하고 갈 준비를 해야 되겠구나… 성경 박물관을 통해서 종교의 문화를 개선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높이 드러내야 해요. 성경 역사 박물관으로 이렇게 전환을 해서 많은 분들이 같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연휘 장로는 다음달 CBS 사옥에서 열릴 '대한민국 성경필사전'을 통해 성경 필사의 은혜가 다시 한 번 한국교회와 다음 세대 가운데 번져 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이연휘 장로는 "다음달 6일부터 CBS 목동 사옥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 성경필사전' 방문객들에게 나눠줄 화선지 성경 필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오요셉 기자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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