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바다 얼음(해빙)이 녹아 사라질수록 구름을 만드는 미세입자가 적게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름이 줄면 햇빛이 더 많이 지표에 흡수돼, 북극의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염 에어로졸, 구름의 핵심 요인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박지연 박사 연구팀이 스페인 국립과학위원회와 함께 북극 해역에서 '해염 에어로졸(Sea Spray Aerosol)'의 생성 과정을 조사한 결과, 해빙의 상태에 따라 대기 중 미세입자 발생량이 크게 달라지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해염 에어로졸'은 바닷물이 파도에 튀거나 거품이 터질 때 대기 중으로 올라가는 미세한 염분 입자로, 구름이 형성될 때 '씨앗' 역할을 한다. 에어로졸이 많을수록 구름이 잘 만들어지고, 구름은 햇빛 반사를 통해 지표 온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은 2017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이용해 북극 바다의 해빙, 해빙이 녹아 생긴 물웅덩이(멜트폰드), 그리고 일반 바닷물을 채취해 실험했다. 그 결과 해빙에서 생긴 미세입자는 바닷물보다 약 3.7배 많았고, 멜트폰드에서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연 박사는 "해빙에 사는 미세조류가 내놓는 유기물이 미세입자 생성을 돕지만, 해빙이 녹으면 염분이 희석돼 입자가 만들어지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구름의 양 좌우하는 북극 해빙
실제 조사에서도 이런 차이는 뚜렷했다. 연구진은 북극 상공의 미세입자 가운데 최대 42%가 바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했다. 즉, 북극이 얼음으로 덮여 있느냐 혹은 녹아 민물웅덩이로 바뀌었느냐에 따라 구름의 양과 기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극지연구소는 이번 결과가 기후예측 모델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철 소장은 "이번 연구로 제시된 '북극 맞춤형 해염 에어로졸 지수'는 앞으로 북극 온난화 속도를 더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극지환경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2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