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씨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두 차례 공판을 거쳐 다음 달 28일 선고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 성언주 원익선 고법판사)는 11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심리 일정을 정리했다. 준비기일인 이날 김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과 다음 달 8일 두 차례 공판을 진행한 뒤 4월 28일 오후 3시에 선고기일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항소심 주요 쟁점도 정리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공모하거나 방조했는지 여부와 공소시효 완성 여부가 쟁점으로 제시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측이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는지가, 알선수재 혐의에서는 청탁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을 교부 받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특검은 공판기일에서 세 가지 쟁점 전반에 대한 항소 이유를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5일에는 특검 측 항소이유 개진과 서증조사, 한국거래소 직원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특검이 신청한 한국거래소 직원 A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김씨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은 김씨가 수사 단계에서는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가 공판 과정에서 부인하고 있다며 피고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특검의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공소사실에서 적용 법조가 불분명하다며 법 적용과 정치자금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특정해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월 28일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약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만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7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12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천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같은 해 4월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통일교 측과의 대화에서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김씨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약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역시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