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첫날인 10일, 포스코가 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며 교섭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사안은 개정 노조법이 산업 현장에 본격 적용된 이후, 대기업 원청이 하청 노조를 상대로 교섭에 나선 첫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재계와 노동계의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법 시행일인 이날 자정 포스코 대표이사 앞으로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전격 발송했다. 이는 포스코 하청사 유일노조를 비롯한 34개 노동조합(조합원 약 3500명)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 사측의 대응도 신속했다. 사측은 요구를 받은 당일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 사내 식당과 버스정류장, 대합실 등 하청 노동자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을 일제히 게시했다.
포스코 협력사·공급사 연대 최종민 사무국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자정에 요구를 보냈는데 즉각 응답하는 것을 보니 포스코 쪽에서 미리 교섭 준비를 해둔 것 같다"며 "이는 준비된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포스코의 공고에 따라 교섭을 원하는 민주노총 소속 하청노조 등 다른 하청 노조 역시 10일부터 오는17일까지 7일 안에 참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치거나, 추후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원청과 마주 앉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포스코의 행보는 단순한 공고문 게시를 넘어, 개정법안에 담긴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을 전제로 한 실질적 교섭 궤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발표한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에 따르면, 원청은 교섭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사내 게시판, 휴게장소, 식당 등에 폭넓게 사실을 공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원청이 '우리는 교섭 대상(사용자)이 아니다'라며 공고를 거부할 경우, 노동위의 판단을 받을 수도 있지만 포스코의 경우 곧바로 공고를 통해 교섭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포스코 측은 공고문에서 "향후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범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 교섭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