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 어느새 -20% 눈 앞…향후 키워드 세가지는?

①115달러 돌파시 증시 '위험' 단계…본격 스트레스 테스트
②3월말 미중 정상회담…유가와 코스피 변동성 '변곡점'
③오천피 지지 가능성…12개월 선행 PER 8배 20년간 '바닥'

황진환 기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우려가 코스피를 덮쳤다. 코스피는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역대 최단 기간 서킷브레이커 연속 발동을 겪으며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뒀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코스피 단기 바닥은 5천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대 최단기간 서킷브레이커 연속 발동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오전 10시 31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코스피가 8% 넘게 하락하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작동하는 장치다.
 
이번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지난 4일에 이후 3거래일 만에 작동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 2000년 3월 4거래일 만에 걸린 서킷브레이커 기록을 넘은 역대 최단기간 연속 발동이다.
 
결국 코스피는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5.96% 내린 5251.87로 마감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 기술적 분석상 10% 이상 내린 '조정장'에 진입했고,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을 눈앞에 뒀다.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

국제유가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의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CPI)가 평균 0.27%p 상승한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3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68달러 수준으로 이달 평균 가격을 90달러라고 가정해도 32% 오르게 돼 0.8%p의 물가 상승 압박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오는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2월 미국 CPI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인데,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단순 산술적으로 3월 물가는 3%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다. 이는 국제유가를 배럴당 64달러 수준으로 전제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물가 예상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는 유가의 상단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면서 "물가가 2% 초반에서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는 현실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며 오히려 3%대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한때 '위험' 단계 진입…5천피 지지 가능성도


연합뉴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한때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하며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115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5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이후 처음이다. 다만 주요 7개국(G7)의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검토 소식에 100달러대로 내렸다.
 
시장은 WTI 가격이 115달러를 넘어서면, 주식시장이 '위험'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의 집계를 보면, 2000년 이후 국제유가가 115달러를 넘어선 기간은 평균 12일 지속했고, 이때 평균 유가는 119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7%와 –4.7%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유가가 90~114달러 사이에서 진정되면 시장은 일정 부분 충격을 흡수하며 정상화 기대를 키울 수 있다"면서도 "반면 115달러를 상회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라 본격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결국 시간"이라며 "투자의 핵심은 '무엇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그 일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에 있다"고 덧붙였다.
 
분기점은 3월 말이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중국을 방문해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80%를 수입하는 나라다. 또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4.5%도 들여왔지만, 미국의 마두로 정권 수출로 중단됐다. 미국의 잇단 공격이 중국과의 에너지 패권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증권 조아인 연구원은 "유가의 상승폭과 지속 기간이 3월 말 이후로 확대하는지 여부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은 코스피가 5000선 지지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피 5000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으로 2005년 이후 코스피 저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경기 선행지수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실적전망과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코스피 500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도 "이란 사태 이후에도 실적 하향 조짐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고 있다"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최근 20년간 8배를 여러차례 일정하게 강한 저점 지지대 수준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증시 하락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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