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이 출항 전 안전점검 없이 선박을 운항했다는 의혹을 받다 사고를 내는 등 여러 논란이 일었던 도항선 사업자(CBS노컷뉴스 2025년 12월 30일 [단독]안전위반 수사 중 또 사고…제주 도항선 관리 빨간불 등 2회 보도)에게 결국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영업정지 45일 처분
1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1월 23일 제주 본섬과 부속섬을 오가는 48톤급 도항선 A호(선원 3명·승선원 120명)에 영업정지 45일 처분을 내렸다.
A호는 과거부터 안전관리 문제와 관련해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3월에는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운항하던 중 냉각수 호스가 파열돼 바다 위에서 20여분간 표류했는데 운항 전 안전점검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운항 전 안전점검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폭 강화된 법적 의무다. A호는 당시 구조 요청과 사고 보고도 하지 않아 추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 사고는 A호가 2023년 7월 1일부터 약 반년 동안 출항 전 안전점검 의무 620회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발생한 것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항해용 간행물 미비치, 앞지르기 위반 및 사고 유발 등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가 하면 비상 상황 대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으로도 수사를 받았다.
해경 관계자는 "A호가 운항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과 청문을 진행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A호 측이 영업정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해경과 A호 측은 영업정지 처분의 적법성을 두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관리·감독 해경 감찰했으나 징계 없어
제주해양경찰서는 A호 관리·감독 책임자를 상대로 감찰을 진행했지만 별도의 문책성 인사나 징계를 내리진 않았다.
이 경찰관은 A호의 비상훈련 규정 해석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원법이 강화되면서 여객선 선장은 최소 10일에 한 차례 이상 비상훈련을 실시해야 하지만 A호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경찰관은 A호가 선원법이 아닌 유도선법 적용 대상이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후 행정안전부와 법제처가 잇따라 A호에도 선원법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해경 판단은 뒤집혔다. 이에 따라 해당 경찰관의 대응이 단순 법령 해석 오류를 넘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감찰 요청이 제기됐고 실제 감찰이 진행됐다.
또 A호에 대한 안전점검 과정에서도 부실 점검 의혹을 받았다. 해경은 지난해 4월 사고 이력이 있는 유도선 등을 대상으로 집중 안전점검에 나섰다. A호는 이 점검이 있기 직전 안전점검 미이행 의혹에 따른 냉각수 파열 표류 사고와 부유물 감김 사고 등을 냈다.
그러나 A호의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점검표에는 '출항 전 안전점검'이 '집중점검' 사항이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점검에서는 A호가 출항 전 안전점검을 이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감찰 결과 별다른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기 인사에 따라 부서 이동은 있었지만 문책성 인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