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지석 부장검사를 '패싱'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희준 검사가 안권섭 특별검사팀의 공소 사실을 반박했다.
엄 검사는 9일 출입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특검은 공소 사실의 논리적 전체조차 설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상설특검은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였던 엄 검사와 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부천지청이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로 종결하는 과정에서 문 부장검사를 패싱하도록 주임 검사에게 지시했다는 등의 혐의다.
이와 관련 엄 검사는 "이 사건 공소 사실이 범죄를 구성하려면 논리적으로 쿠팡 근로자들이 상용 노동자인 점과 부천지청의 무혐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점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소장에 기재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특검이 논리적 전제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엄 검사는 문 부장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공소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엄 검사는 "문 부장은 2025년 4월 18일 대검용 보고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김 검사는 문 부장의 의견을 그대로 대검에 보고했다"며 "특검은 위 사실을 공소장에 기재하지 않았다. 위 사실을 공소장에 기재하는 경우 문 부장의 이의제기권 방해라는 공소 사실이 성립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고의로 누락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부장검사에게 이의제기권이라는 명시적 권리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라며 "단순한 설시 누락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핵심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으로 공소장 허위 작성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엄 검사는 쿠팡 사건에 관한 대검 보고가 시작된 사실을 문 부장검사에게 숨겼다는 특검의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사리에 맞지 않는 왜곡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모 검사에게 허위 보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며 "4월 22일 문 부장에게 대검 보고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려주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신 검사는 4월 23일까지 대검 보고 절차를 진행했다. 신 검사는 4월 18일 대검용 보고서 초안 단계부터 문 부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엄 검사는 특검이 자신에게 적용한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신 검사는 2025년 9월 23일 제게 '청장님께 무혐의 지시받았다는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 오히려 제가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문 부장에게) 말했고 관련 증거도 있다'고 채팅을 보냈다"면서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채팅 파일을 확보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기소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엄 검사는 문 부장검사가 자신과 김 검사를 처벌해달라고 진정을 낸 사건을 처분하지 않은 특검의 결정도 문제 삼았다.
그는 "특검은 문 부장의 진정이 모두 허위라는 것을 확인하고도 무혐의 결정을 하지 않고 사건을 이첩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하는 경우 문 부장에 대한 무고 판단을 해야 하는 바, 문 부장을 인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이를 회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