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성장의 상징 '996'…양회서 "휴식권 보장해야" 도마위에

中경제매체 "초과근로, 양회서 뜨거운 논란거리" 보도
"강제노동, 처벌받은 기업 없어" 엄정한 법집행 요구

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고속성장의 근간 중 하나로 평가됐던 '996'(오전 9시 출근, 밤 9시 퇴근, 주 6일 근무)이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은 9일 사설을 통해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정치협상의(정협) 등 양회 기간에도 "과도한 초과 근무 문제가 다시 뜨거운 논란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다수의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들이 "불필요한 초과 근무를 줄이고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으면서다. 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해마다 거론되고, 해마다 논의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법은 있으나 지키지 않고, 집행이 엄격하지 않은데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사전회의가 열린 가운데 노동자들이 우산을 쓰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노동법은 하루 8시간, 주 평균 44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특별한 경우에도 하루 3시간, 월 36시간을 넘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초과 근무시에는 최저 1.5배, 최대 3배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규정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국 통계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기업 종사자의 주 평균 근로시간은 48.6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10시간 가까이 많다.
 
또 직장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38.7%의 직장인이 거의 매일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는 사람은 26.5%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노동법 시행 30년이 지난 지금도 무상·초과 노동이 일반화된 현실은 안타깝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중국 선전의 텐센트 본사. 연합뉴스

'996'으로 대표되는 초과근무 문제는 2010년대 초반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의 대표적 IT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일반화된 무급 초과근무에 대해 노동자들이 소송 등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기업 중에서도 처벌받은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이로 인해 법은 제 기능을 잃고, 초과 근무 문화가 뿌리내리게 됐다"고 신문을 분석했다.
 
초과근무는 회사내 경쟁과정에서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반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문은 그 이면에는 상사의 요구나 조직 분위기, 경제적 압박 등이 숨어 있다며 "결국 많은 경우 '자발적'이라기보다 '울며 겨자 먹기'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노동력 착취에 기반한 경쟁력은 지속 가능하지 않는다"며 오는 2027년 EU가 시행 예정인 '강제 노동 금지법'에 따라 '고강도 초과 근무'로 생산된 제품은 낙인효과로 수출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초과 근무와 무급 노동에 대한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에 일부 입증 책임을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변형된 강제 초과 근무'의 구체적 사례를 명확히 해 기업들이 빈틈을 악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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