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에게 죽음을"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 도화선될까

트럼프가 언급한 최악의 인사 '모즈타바' 등장…전운 더 짙어진다
이란 내 막후 실세 역할…혁명수비대 충성 맹세
트럼프 "하메네이 아들 받아들일 수 없다"
'베네수엘라 모델' 원했지만 '하메네이 시즌2' 불가피
이스라엘도 차기 지도자 제거 위협

뉴욕타임스 캡처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되면서 향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현지시간으로 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강권 통치에 대한 국민 거부감 VS 대미 항전 적격자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군부와 강경한 정치 세력이 모즈타바 선출을 대대적으로 알렸고, 국영 언론도 새 지도자를 지지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고 보도했다.(Iran's military and hard-line political forces trumpeted the selection, and state media amplified voices supporting the new leader.)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란 정권이 현재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모즈타바 등장에 대한 대대적 반정부 시위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NYT는 동시에 "하지만 테헤란에서는 새 지도자 선출 소식에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창문에서 '모즈타바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들도 목격된다"고 전했다.(But in Tehran, opponents of the government could be heard reacting to the news by chanting "Death to Mojtaba" from their windows.)

고물가와 경제난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고, 당시 시위대 사이에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했는데,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는 이란에서는 금기를 넘어 신성모독으로까지 여겨졌다.

당시 혁명수비대 등 군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인권단체와 활동가 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최대 3만명 이상의 이란 국민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보즈타바에게 죽음을'으로 치환되면서 향후 반정부 시위에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다만 현재 56세인 모즈타바는 이란 정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중요 고비마다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군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모즈타바는 사망한 하메네이가 팔레비 왕조 세습통치에 반대하고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거쳐 이후 최과지도자가 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1987년 최정예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해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후반기에 복무했다.

이후 아버지 하메네이의 비호 속에 혁명수비대와 이란 정보·보안 기관 내 핵심 인사들과 교류하며 탄탄한 힘을 축적했다.

하메네이는 생전 이슬람 혁명 정신을 계승해 자신의 자식가 최고지도자직을 승계받는 것에 반대했기에 향후 정통성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와 전문가회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순교한 특수한 상황인 만큼, 대미(對美) 강경 노선을 표방하는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항전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을 이란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모즈타바에게 완전한 복종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하메네이 시즌2 덫에 걸린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최고지도자 체제를 복원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이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 역시 향후 모즈타바 지도부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일(현지시간) 이란이 모즈타바 선출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 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해야 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Khamenei's son is unacceptable to me)"고 거부감을 나타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부터 이란에서 친미 정부를 이끌 수 있는 온건한 인사가 차기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이후 관계 개선에 성공한 만큼, 이란에서도 '베네수엘라 모델'을 구상했지만, 현재로서는 '하메네이 시즌2'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스라엘 역시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강경 노선을 걷는 차기 지도자에 대한 '제거' 위협을 수차례 펼쳐왔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